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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2차 북미 양자대화를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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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2차 북미 양자대화를 열자

입력
2010.01.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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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북ㆍ미 간의 샅바싸움이 만만치 않다. 북한이 11일 내놓은 평화협정 회담 제안에 대해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제재의 적절한 완화를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도 "북한이 우리에게 와서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고 얘기하고, 9.19공동성명의 의무를 이행하기 시작하는 것이 먼저"라고 6자회담 복귀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18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제재의 모자를 쓴 채로 6자회담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 제재 해제' 를 명확히 요구하고 나섰다.

6자회담 재개 샅바싸움

이런 가운데, 조기 재개로 힘이 실리던 6자회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북한은 '선 제재 해제, 후 6자회담 복귀'를 내세우면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태세다. 반면 미국은 '선 6자회담 복귀, 후 제재 해제 논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북미가 상호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6자회담 조기 재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자칫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우선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북미가 성명전을 중단하고 사태를 냉정하게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핵 문제의 장기 지연 사태가 이제 북한 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내외 사정을 볼 때, 시간이 북한 편이 아니라는 점은 점차 확실해지고 있다. 오바마 정부 입장에서도 집권 1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뭔가 외교적 성과가 나와야 할 때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중동에서의 외교적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북핵 문제의 진전은 가뭄 끝의 단비가 될 것이다. 적절하게 타협점을 찾는 노력이 요구된다.

2차 북미 양자대화를 개최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위해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북미 주요 당국자가 상호 입장차를 좁히는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평양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나 김계관 부상이 뉴욕이나 워싱턴을 방문하는 형식이 좋겠다. 핵 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 대화에서 제재 해제와 6자회담 복귀 문제에 양국이 보이고 있는 입장차를 결론이 날 때까지 조율하는 이른바 '끝장 토론'이 요구된다. 이 대화는 일방적으로 선 제재 해제만을 고집해서도 안되며, 6자회담 복귀만을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협상은 주고 받는 것이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 북미 양국이 포괄적 접근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는 북미간 기류가 6자회담 재개의 판 자체를 깰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6자회담을 조기에 정상 궤도에 올리는 것이 명분상으로나 실리적으로나 시급하다는 것이 북미의 동일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나머지 6자회담 참가국들의 입장도 유사하다.

강경 대응보다 포괄적 접근을

평화협정과 제재해제 이슈도 새롭게 돌출한 쟁점이 아니다. 9.19공동성명에서부터 나온 것이다. 6자회담 틀 내에서 일정하게 용해될 수 여지가 충분히 있다. 현 시점에서 북한의 강경한 태도에 과잉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북한이 제재의 모자를 쓰고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고 말한 적은 한 두 번이 아니다. 6자회담 재개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전술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이 시점에서 북한을 몰아붙이기보다는 6자회담 재개와 점진적 제재 해제를 병행하는 포괄적 접근이 요구된다. 다가오는 봄은 대화의 계절이 될 듯 싶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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