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사건 1심 재판을 맡은 문성관(40ㆍ사진)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소속이 아니다. 진보적인 판결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도 거의 없다. 흔히 보수 판사에게 동원되는 ‘합리적이고 신중하고 무난한 판결을 한다’는 평가를 그 역시 받는다. 그런 문 판사에게 일부 보수단체들이 주장하듯이 진보 딱지를 붙여서 판결의 편향성을 재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민 이목이 집중된 이번 판결을 위해 문 판사는 법리를 반복 검토하고, 문구 한 자 한 자에 심혈을 기울여 논문 수준의 80여 쪽 판결문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선고를 앞두고는 “방대한 기록 검토가 힘들었다, 후련하다”고 말해 ‘판결 출산’의 마음고생을 짐작하게 했다. 또 “판결에 만족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해해 달라”는 말로 소회를 대신했다.
대법원은 문 판사가 2000년 판사 임관 이후 10년간 담당한 사건 5,613건 중 기존의 판례를 뒤집어 판결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심을 끈 최근 판결로는 작년 6월 북한의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 행사에 참석해 국가보안법 위반 죄로 기소된 통일운동가 이천재(78)씨 사건이 있다.
당시 문 판사는 “대규모 남북공동 행사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 고무할 목적으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무죄 판결했다.
문 판사는 제주 오현고와 연세대를 나와 2008년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고 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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