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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 만난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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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 만난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입력
2010.01.2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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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다."

세계적 투자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대주주이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포스코 정준양 회장을 만나 건넨 말이다.

해외 CEO포럼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정 회장과 포스코에 이보다 더한 선물은 없을 듯하다.

버핏은 정 회장과 가진 1시간 가량의 면담에서 "포스코를 조금 더 일찍 찾아냈더라면 더 많이 투자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경제위기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했을 때 포스코 주식을 좀 더 샀어야 했는데 그 시기를 놓쳐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390만~400만주의 포스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더 늘리겠다"고 했다.

포스코에 대한 버핏의 극찬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포스코 주식 4%를 보유하고 있음을 처음 밝힌 2007년 5월 버크셔 주주총회 때부터 매년 포스코에 대한 찬사를 이어왔다. 그간 보유 주식도 4.5%까지 늘렸다.

그렇다면 버핏이 포스코를 호평하는 이유는 뭘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포스코의 기술력과 경쟁력, 재무구조를 신뢰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세계적인 철강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포스코가 일궈낸 실적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포스코의 지난해 실적은 표면상 수치와는 다르게 시장에선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년에 비해 매출은 12% 감소한 26조9,540억원, 영업이익은 51.9% 감소한 3조1,720억원에 머물렀지만, 3,4분기에 각각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데다 특히 4분기의 영업이익률은 21.8%에 달했다.

세계 유수의 철강업체와 비교했을 때는 더욱 뚜렷해진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에서 포스코는 12억1,000만달러로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1억2,500만달러)을 9배 가량 앞섰다. 포스코와 호각지세에 있던 신일본제철은 적자가 13억1,400만달러에 이른다.

버핏은 투자대상을 결정할 때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극성맞을 정도로 움직인다. 하지만 버크셔 보유 주식 가운데 투자원금과 시가총액으로 각각 13위, 11위에 해당하는 포스코에 대해선 달랐다. 정 회장과의 만남 이전엔 지난해 1월 해외채권 발행을 위한 로드쇼 과정에서 이동희 사장이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을 만나 경영 현황을 설명한 게 전부다.

버핏은 정 회장에게 포스코가 추진중인 인도 IMFA사와의 페로크롬 합작투자사업에 대해 먼저 질문할 정도로 깊은 관심을 표명하면서 "글로벌 성장투자가 잘 되기를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나는 철강산업을 잘 모르지만 현 경영진이 잘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안다"는 버핏의 말에서 포스코에 대한 신뢰를 읽을 수 있다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US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지난해 8월 버핏의 투자 원칙으로 저평가시 매수, 장기적 경쟁력을 가진 독과점기업에 투자, 주당순이익(EPS) 대신 자기자본이익률(ROE) 주목 등을 들었다.

한 애널리스트는 "버핏의 투자원칙에 가장 어울리는 기업 중 한 곳이 포스코"라고 단언했다. 포스코 주가는 19일 오전 내내 약세를 면치 못하다 버핏의 극찬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거래량이 폭증하며 상승세로 전환, 1% 상승하며 마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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