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에 기대지 않는 연극은 객석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라고 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없는 연극, 발성 기관보다는 신체의 암시에 집중하라고 요구하는 연극이 있다.
극단 백수광부는 악몽을 꾸는 연극배우의 심리치료 과정에 확대경을 들이댄 '백수광부들'을 공연한다. 인과관계보다는 꿈과 현실, 삶과 죽음 등의 이미지에 많은 것을 기대는, 이를테면 초현실주의 연극이다. "주제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들은 주제를 찾으려 하지 말고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극단측의 말이다.
극단 배우들이 집단으로 대본을 쓰고 연출과 무대, 의상, 소품, 안무까지 직접 소화한 공동창작극이다. 장성익 연출, 이준혁 홍경숙 등 출연. 22일부터 2월 7일까지 정보소극장. (02)814-1678
극단 동은 시각적 장치들을 동원해 고골리의 '검찰관'을 극화한 '비밀 경찰'을 공연한다. 불길한 풍문으로만 존재하는 비밀 경찰의 존재를 찾아 나선 사람들의 행태를 통해 우리 사회에 사라지지 않은 부당한 힘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창작 국악 그룹 불세출이 만든 국악, 미술작가 홍시야의 독창적 무대공간은 고골리의
고전을 되살려낸 최대의 힘이다. 꼭두각시극, 동물을 모방한 만담극, 브로드웨이류 무희를 방불케 하는 쇼적 무대, 대형 모형 자동차와 카트, 배우들이 움직이는 뭉게구름 등 시각적 장치가 관극을 즐겁게 한다.
강량원 각색ㆍ연출, 김석주 유은숙 등 출연. 21~3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02)766-6925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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