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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대참사/ 난민들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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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대참사/ 난민들은 어디로…

입력
2010.01.2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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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빼곡히 실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항구를 떠나는 아이티인들의 모습은 아이티발(發) '난민 대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작정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그곳에서는 선뜻 받아 줄까.

아이티인이 지진으로 '죽음의 땅'이 된 조국을 떠나 향하는 곳은 주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미니카 공화국과,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바다 건너 미국이다. 아이티인들에게 이민 문호를 더 넓히겠다고 밝힌 캐나다와, 비옥한 거주지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세네갈의 배려는 아이티인들에게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지진 직후 이름만 대면 비자 없이 아이티인들이 입국하도록 국경을 개방했다가, 약탈과 인구유입이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국경을 다시 봉쇄했다. 이민허가를 확대하겠다는 식의 방안도 나오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크게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도 아이티 이재민들에게 이민 문호를 넓힐 특별한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 난민들이 들어오면 당장 돌려보내지는 않겠지만, 일정기간 수용 후 아이티로 강제 송환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에 아이티인들의 미국 유입 통로가 돼온 미 플로리다는 아이티 난민들의 주요 거점이 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가깝다지만 900km라는 만만치 않은 거리여서 당장의 대규모 유입은 어렵고, 다만 운송수단이 정상화하면 러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대비하고 있다. AP통신은 "플로리다 이민 수용소에 있던 250~400명 가량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아이티 난민들이 몰려올 것을 예상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도 임시 난민 수용을 준비하고 있다.

10만명 가량의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캐나다는 아이티에 가장 우호적이다. 현 미카엘 장 캐나다 연방총독은 아이티 이민자 출신으로, 지진피해가 발생하자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캐나다 정부는 "아이티 이재민들에게 이민 문호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특히 프랑스 지배를 받았던 아이티인들은 언어적 장벽이 없는 캐나다 퀘벡주를 선호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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