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구호와 재건의 주도권을 둘러싼 주변국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이 신속한 파병과 공항 통제권 이양 등으로 아이티 구호를 주도하자, 아이티 점령 야욕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주변국의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아이티 내 미군이 치안 유지 작전을 수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군은 유엔 평화유지군과 아이티 정부를 지원하는 역할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아이티에 공수부대 82연대와 해병대 원정군 22대대 등 총 5,000여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를 잇따라 회항시킨 데 대해 항의해 왔던 프랑스는 18일에도 "미국이 아이티를 점령하고 있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알랭 주아양데 프랑스 협력담당 국무장관은 이날 유럽1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은 미국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미국의 역할은 아이티를 돕는 것이며, 아이티 점령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유엔 아이티 평화유지군을 지휘하고 있는 브라질도 18일 아이티 추가 파병을 시사해 주도권 공방은 가열되고 있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필요할 경우 브라질은 아이티에 병력을 추가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은 현재 아이티에 1,300여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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