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1시20분 경기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의 동백역. 용인시가 '에버라인'이라고 명명한 경전철이 길이 40m인 플랫폼으로 진입했다.
에버라인의 폭은 서울지하철과 같은 3.2m로 내부 넓이가 비슷했다. 좌석은 41개 설치됐고, 휠체어 좌석도 하나 있었다. 전기를 동력으로 써 열차 특유의 덜컹거림과 소음은 없었지만 곡선 선로를 달리거나 가ㆍ감속 때는 몸이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차량 안에는 기관사나 승무원이 없었다. 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차량 간 간격과 운행속도를 조절하는 무인열차다. 이날 시승자를 태우고 동백역을 출발한 에버라인은 전대·에버랜드역까지 10개 역을 운행한 뒤 다시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왔다.
올해 7월 에버라인이 국내 경전철 시대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에 오른다. 에버라인은 지자체가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해 도시 안에서만 운행하는 국내 1호 경전철이다.
용인시는 7월 중 개통을 앞두고 이 달 4일부터 전 구간 시험운행을 시작했다. 총 30대의 차량 가운데 예비차량 3대를 제외한 27대를 동시에 선로에 올려 실제처럼 시험 운행하고 있다.
차량 30대는 1986년 밴쿠버엑스포 때 경전철을 도입한 캐나다 봄바디어(BOMBARDIER)사가 제작했다. 대당 가격은 23억5,000만원이고, 정원은 266명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90㎞로, 평균 운행속도는 39.2㎞로 서울지하철의 시속 33~34㎞보다 다소 빠르다.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지하철과 같지만 선로 옆에 설치된 림(LIM:선로유도전동기) 추진장치가 동력을 공급한다.
정차 시간을 포함해 15개 역 18.1㎞ 구간을 운행하는 데는 약 30분이 소요된다. 출·퇴근시간에는 2분15초, 평소에는 4~6분 간격으로 오전 5시30분부터 밤 12시까지 운행한다.
요금은 10㎞까지 1,300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플랫폼에는 스크린도어 대신 레이저빔으로 사람을 감지해 위험상황 시 저절로 차량이 멈추는 GIDS(선로침입방지)시스템이 설치됐다.
관건은 승객이다. 하루 추정 이용객 14만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버스 노선 등 다른 대중교통이 확충됐고, 당초 2006년 예정이었던 분당선 연장선도 내년 말로 개통이 지연돼 변수가 생겼다. 구갈역에서 분당선 연장선과 환승이 가능해지는 내년 말까지는 승객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장은령 용인경전철㈜ 사업총괄본부장은 "에버라인에도 수도권 통합요금제를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밴쿠버에서 안정성이 검증된 차량이지만 기후 여건 등이 다른 국내에서 운행하는 만큼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