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고인돌 유적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큰 43.4㎝ 길이의 비파형 동검이 발굴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동북아지석묘연구소는 18일 "여수 국가산업단지 부지 확장을 위해 기원전 10~9세기 청동기시대 전기 유적인 여수시 월내동 상촌 지석묘 등 5곳의 고인돌 유적에 대한 발굴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길이 43.4㎝와 35.7㎝의 완형 비파형 동검 2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길이 43.4㎝ 동검은 상주 혹은 성주 출토품으로 전하는 기존최대 비파형 동검(42㎝)보다 1.4㎝가 크다. 35.7㎝ 동검의 경우 그동안 발굴된 것 중 가장 질이 우수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하다고 평가됐다.
43.4㎝ 동검은 세 조각, 35.7㎝ 동검은 두 조각으로 나뉘어진 채 부장돼 있었다. 이는 이 지역의 부장 풍습에 따라 의도적으로 파손한 것이어서 완형으로 복원이 가능한 상태다. 한반도에서 비파형 동검은 대부분 조각으로만 발굴됐으며, 완형으로 출토된 것은 부여 송국리 석관묘와 여수 적량동 지석묘의 동검 2점이 전부였기에 이번 발굴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악기인 비파와 모양이 비슷하다 해서 이름붙여진 비파형 동검은 한반도 청동기시대 전기를 대표하는 유물이다. 중국 랴오닝(遼寧) 지방에 주로 분포하기 때문에 랴오닝식 동검이라고도 한다. 이영문 동북아지석묘연구소장은 "남한 청동기 문화의 중심지인 여수반도 일대에서 출토된 비파형 동검은 16점에 달해 랴오닝 지방 못지않은 집중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지석묘 및 주변 석실 231기와 주거지 16기 등 총 247기의 유구(遺構)가 드러났고 완형 석검 6점, 돌도끼 11점 등도 출토됐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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