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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1년/ 담대한 희망, 거대한 현실 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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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 1년/ 담대한 희망, 거대한 현실 벽에…

입력
2010.01.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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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변화시키겠다는 '담대한 희망'이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한 해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열광적 기대 속에 출범한 그의 발걸음은 신선했다.

밖으로는 이슬람권에까지 상호존중을 앞세운 새로운 외교를 표방했고, 안으로는 녹색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 전면적 건강보험 및 교육 개혁을 통해 '새로운 미국 건설(리메이킹 아메리카)'을 외쳤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변화와 개혁을 앞세워 초당적 국정운영을 시도했지만, 양극화된 정치현실에 발목이 잡혔다. 늘어나는 재정적자, 큰 정부에 대한 여론의 반감 등이 겹쳐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장 19일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보궐선거를 비롯해 11월 중간선거 등 집권 2년 차에는 더 큰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

외교 패러다임 전환에 성공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에서 벗어나 상호이해와 존중을 모토로 하는 '소트프 파워'를 내세워 외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냈다. 때문에 실추된 미국의 도덕적 권위가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 변화협약에 대한 적극 참여나, 핵무기 없는 세계 추구 등도 돋보이는 행보였다.

그러나 북핵 문제와 아프간 문제에서 보듯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파키스탄과 예멘 등에서 새로운 테러와의 전쟁에 직면해 있는 데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해묵은 분쟁의 해법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란, 북한과의 핵폐기 협상은 집권 2년차의 주요 숙제로 꼽힌다.

미완의 국내 개혁

주요 개혁과제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미 국민 4,500만 명이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건강보험 개혁을 밀어붙여 최종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경제위기를 불러온 월가의 개혁과 관련, 금융 감독기구 신설을 통해 위험성이 큰 금융 기관을 사전에 해체하는 강력한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상원 논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 오바마 집권 1년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따뜻하지 않다. 취임 당시 70%를 육박하던 지지율은 지난 달에는 절반 아래인 49%까지 내려 앉았다.

가장 큰 문제는 26년 만에 10%를 넘어선 실업률이다. 대공황 이래 최대의 경제위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으나 높은 실업률로 빛이 바랬다. 또 미국을 통합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초당파적 국정운영에 실패한 점도 지적된다.

최근의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상원통과 과정에서도 공화당의 지지를 전혀 얻지 못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오바마 자신도 최근 피플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통합 공약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자인했다.

집권 2년차 주요 과제는

오바마의 지난 1년은 기득권 보수층의 공격 속에서 개혁과 변화의 씨앗을 뿌린 한 해로 볼 수 있다. 이 것이 최종 결실로 이어질 지 여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집권 2년 차의 국정운영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물론 최대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지만, 정부 재정적자 감축과 함께 개혁 입법들을 마무리하는 것도 주요 현안이다. 특히 갈수록 틈이 벌어지고 있는 공화당과의 국정협력 등 국민 통합성취와 경제문제 해결이 오바마 리더십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미국 언론은 보고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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