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여의도 정치권과의 접촉에 시동을 걸었다. 주말 세종시 현지 방문을 통한 '충청 홍보전'에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연쇄 회동을 통한 세종시 '국회 홍보전'에 나선 것이다.
정 총리는 18일 총리공관에서 한나라당 의원 8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김충환, 이종구, 김용태 의원 등 서울 강남권 의원 8명이 참석했다. 친박계로 정 총리의 서울대 제자인 이혜훈 의원도 동석했다. 오찬에서 정 총리는 "충청도민이 힘들어한다. (수정안이)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 의원들도 "총리가 고생이 많으시다", "좋은 뜻을 갖고 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총리를 격려했다.
하지만 참석 의원들은 국회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훈 의원은 건배사에서 "정 총리가 은사이시지만 '개인적 인연보다 국가를 생각해 소신대로 결정하라'고 가르치셨기 때문에 소신대로 (반대)하겠다"며 "왜 반대하는지는 (정 총리가) 아실 테니 여기서 말해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다른 의원은 "정치적 문제에 총리가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선거가 코앞인 만큼 6월 이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 총리는 이달 말까지 서울 강북지역, 경기, 인천, 강원 등의 순으로 의원 미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반면 야권은 역차별론을 부각시키는 등 정 총리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당정청의 국민협박이 도를 넘고 있다"며 '행정 부처를 이전하면 나라가 거덜날지 모른다'는 정 총리의 17일 발언을 비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정 총리의 최근 행보를 '여론 조작'으로 몰아붙이며 "총리가 반대여론을 힘으로 제압하는 등 총성 없는 내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이 정권은 세종시 수정안을 선전하는데 열중한 나머지 정상심을 잃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21일 경북 김천 혁신도시를 시작으로 전국 혁신, 기업도시를 돌며 '역차별론'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장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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