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학연구소(소장 원철)가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정리한 <부처님의 생애> (조계종출판사 발행)을 펴냈다. 기존 한문 경전이나 서양의 저작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원시불교와 불타론(佛陀論)를 전공한 스님과 학자들이 편찬위원회를 구성, 2년여 동안 작업한 결과물이다. 불학연구소는 지난해 발행한 조계종의 소의 경전(근본 경전)인 <금강경> 에 이어, 이 책에 두 번째로 ‘종단본’의 격을 부여했다. 금강경> 부처님의>
불학연구소 사무국장 보문 스님은 “선종의 특색이 강한 한국불교는 ‘살불살조’(殺佛殺祖ㆍ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라는 표현에서 보여지듯 초극의 대상으로만 부처를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석가모니의 삶 자체에도 불교의 가르침이 담긴 만큼 이를 제대로 기록한 저작이 필요했다”고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편찬위원회에는 원시불교를 전공한 정인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김용표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 등 7명이 참여했다. 편찬위원인 조준호 고려대 연구교수는 “‘화엄경’이나 ‘법화경’ 같은 대승불교 경전에 비해 소홀히 다뤄졌던 ‘아함경’ 등 초기의 경전들, 팔리어본과 산스크리트어본 경전 등 다양한 원전을 폭넓게 참조해 석가모니의 삶을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불학연구소는 “신비적 요소를 제거하고 역사적 인물로서 석가모니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기록했지만, 여성과 장애인을 비하하는 듯한_당시 인도인의 세계관을 보여주는_석가모니의 발언 등은 현대적 관점에 맞게 수정했다”고 밝혔다.
<부처님의 생애> 는 한자로 표기되던 인명과 지명 등 고유명사를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의 발음대로 표기했으며, 이를 한자어와 비교할 수 있도록 대조표를 부록 형태로 실었다. 소설가 정찬주씨가 전체 원고를 윤문, 일반 독자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다듬었다. 부처님의>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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