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장교인 형과 인민군 병사인 동생은 꼭 끌어안고 말이 없다. 전쟁터에서 가족을 만난 기쁨과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비극적 상황을 어떻게 형언할 수 있을까?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에 있는 '형제의 상'은 한국전쟁 중에 만난 형과 아우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동상이다.
"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들에 정중히 제의한다"(1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
"북한이 조속히 6자 회담에 복귀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을 촉구한다"(12일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
"(북한 급변사태 비상대응책인 '부흥'계획) 무자비한 타격으로 반 공화국 모략 소굴을 송두리째 날려보낼 거족적인 성전을 개시할 것이다"(15)
"확인되지 않은 일부 언론 보도를 근거로 해서 우리측에 대해 위협적 언동을 하는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15일 통일부 대변인 논평)
2010년 새해 벽두부터 남북간에 오간 날 선 신경전과 입씨름이다. 한국전쟁 발발 60년, 휴전 57년이 흘렀다. 그 사이 국민 대부분이 전후 세대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남북간 대치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한편으론 관계개선에 대한 희망 섞인 전망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국민원로회의에서 남북문제가 과거보다는 정상적인 궤도로 가고 있고, 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남북 관계도 개선되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살갗을 에는 매서운 한파 속에서 꼭 부둥켜 앉고 서로의 체온으로 마음을 녹이는 '형제의 상'처럼 한국전쟁 60주년을 계기로 얼어붙은 남과 북도 서로 마음을 열어 따뜻한 온기만 가득한 그날이 오기를 기원해 본다.
사진·글 류효진 기자 jskn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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