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 유니폼에 남색의 가디건을 덧입고 한껏 멋을 부린 채 멜버른파크 주경기장에 등장한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랭킹 14위ㆍ 러시아).
오랜 어깨부상을 극복하고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개막 첫 경기 주자로 나선 샤라포바는 여전한 미모와 환한 미소로 주경기장 '로드 레이버 아레나'를 찾은 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1주일 전 나이키와 여자프로선수 최고의 스폰서(7,000만달러) 대박을 터트린 샤라포바는 그러나 경기력에서는 몸값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대회 첫 희생양이 됐다.
18일 개막한 올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총상금 251억원)에서 샤라포바가 여자단식 1회전에서 자국출신 23세 동갑내기 마리아 키릴렌코(랭킹 58위ㆍ러시아)에 1-2(6-7 6-3 4-6)로 져 탈락했다. 샤라포바가 메이저대회 1회전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2003년 프랑스오픈 이후 7년 만이다. 샤라포바는 이로써 지난해 프랑스오픈 4강 진출 이후 윔블던과 US오픈에서 모두 초반 탈락의 쓴 잔을 마시는 등 2008년 호주오픈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샤라포바는 총 득점(118-117)과 위너(45-26)에서는 키릴렌코에 앞섰다. 하지만 상대보다 3배 가까이 많은 더블폴트(11-4)와 77개의 범실로 자멸했다. 샤라포바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베이스 라인을 파고드는 키릴렌코의 포핸드가 위력적이었다"고 말했다.
키릴렌코는 그 동안 샤라포바와 3차례 맞붙어 1승2패를 기록했으나 이번 승리로 균형을 맞췄다. 키릴렌코는 이본 모이스부르거(랭킹114위ㆍ오스트리아)와 3회전 진출을 다툰다.
남자 단식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라파엘 나달(랭킹2위ㆍ스페인)과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랭킹4위ㆍ아르헨티나), 앤디 머레이(랭킹5위ㆍ영국), 앤디 로딕(랭킹7위ㆍ미국) 등 톱 랭커들이 가볍게 2회전에 올랐다. 하지만 라덱 스테파넥(랭킹13위ㆍ체코)은 풀세트 접전끝에 크로아티아의 복병 이보 카를로비치에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최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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