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의 모 어학원 강사인 김모(37)씨에 대해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Scholastic Aptitude Test) 문제를 빼돌려 미국 고교에 유학중인 한국인 학생에게 유출, 부정행위를 도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 E학원 강사인 김씨는 지난해 1월 24일 태국 방콕에서 SAT을 본 현지 응시자를 돈으로 매수, 문제지를 넘겨받은 뒤 미국 코네티컷주 시험에 응시한 김모(19)군 등 유학생 2명에게 문제지와 정답을 이메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SAT은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대학 입학의 당락을 좌우하는 주요 자료 중 하나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SAT은 세계적으로 같은 날 실시되지만 시차가 있는 점을 악용, 미국에서 시험을 보기 12시간 전에 문제지를 입수해 이메일로 문제와 답을 학생들에게 보냈다.
김 군 등은 이 같은 부정행위를 통해 얻은 SAT 점수로 현재 각각 다른 미 대학에 응시한 상태다. 강남의 부유층 자제로 알려진 김 군 등은 방학을 이용해 입국, 김 씨 강의를 들었으며 각각 회당 30만원, 모두 300만원을 수강료로 냈다. 경찰은 미국에 있는 김 군 등에게 출두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 수배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에서 "강의를 들은 학생의 SAT점수를 올려 몸값을 높이려는 속셈으로 문제를 유출했으며, 범행 당시 E학원측의 실적압박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 군 등과 같은 시기에 김 씨 강의를 들은 학생이 20여명에 이르는 사실을 확인, 문제를 추가로 유출했는지 여부와 학원측의 공모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김청환 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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