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금융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국내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씨티그룹(현지시간 19일), 뱅크오브아메리카(20일), 골드만삭스(21일) 등 주요 금융회사의 실적전망이 최근 급속히 악화하면서, 이들 기업의 부진한 성과가 국내 유사업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JP모건이 지난 15일 시장 예상치 보다 높은 순이익을 발표했는데도, 신용카드 부문과 부동산 모기지 부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오히려 미국 금융업종 지수를 끌어내리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번 주 예정된 다른 금융회사의 전망은 더욱 암담하다. 대부분 종목의 실적전망이 실제 발표일이 임박할 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다.
15일 현재 필라델피아 은행업종에 포함된 24개 은행의 2009년 4분기 순이익은 6억달러 적자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예상치(41억6,000만달러 흑자)에 비해서는 50억달러 가량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금융업종의 저조한 실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S&P 500지수 기준으로 미국 금융 부문의 4분기 실적이 악화하고는 있으나, 다른 부문은 오히려 호전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미국의 2009년 4분기 기업실적은 금융주의 실적전망 하향 조정에도 불구, 전년대비 62.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융주 실적 부진이 주식시장에 달갑지는 않겠지만 금융위기 극복 후 금융주의 영향력은 축소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금융기관의 4분기 실적은 보너스 잔치가 부른 과욕 때문이지, 펀더멘탈이 전망치에 미달되었다고 분석하기는 힘들다"며 "2010년 미국 증시의 화두는 은행주의 회생이 아니라 재정정책 추진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소비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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