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 여론전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여여간, 여야간 갈등이 격화하는 점을 감안, 전면에 서기보다 한발 비켜서서 조용히 의견 수렴에 진력하고 있다.
실제 이 대통령은 14일 제2차 국민원로회의와 15일 30대 그룹 대표와의 간담회 및 주요 대학 총장과의 회동에서 세종시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수정안 발표 직후 실시할 예정이던 특별기자회견과 충청권 방문 등도 다음달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대신 여성계, 경제계, 종교계, 문화계, 경제계 등 각계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기회가 닿는 대로 만나 여론을 청취하면서 서로간 이해의 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초반부터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반대 여론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원안 고수를 선언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전면에 나설 경우, 자칫 '이 대통령 vs 박 전 대표',' 이 대통령 vs 야권'등의 전선이 형성될 것을 우려해서다.
여기엔 충청권 주민과 국민 사이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해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대국민 설득과 여론 홍보전은 정운찬 총리와 한나라당 지도부, 청와대 참모들이 맡게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론의 터닝 포인트를 도시의 자녀들이 고향에 내려가는 설로 보고 있다"면서 "설을 지나며 여론이 호전된 이후 이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