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31ㆍ포항)이 10년간의 해외 생활을 접고 K리그에 데뷔한다.
포항 스틸러스는 17일 "풀럼과 계약이 해지된 설기현과 1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연봉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팀과 선수간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
설기현은 광운대 재학 중이던 지난 2000년 대한축구협회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의 수혜자로 벨기에 주필러리그 안트워프로 이적, 해외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를 거쳐 잉글랜드 챔피언리그(2부) 울버햄턴에서 '축구 종가'에 데뷔했다. 설기현은 2006년 레딩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입성의 꿈을 이뤘고, 2007년 풀럼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풀럼에서 미미한 활약에 그쳤다. 지난해 1월에는 6개월간 알힐랄(사우디 아라비아)에 임대됐고 올시즌 풀럼으로 복귀했지만 지난 16일 공식적으로 풀럼과 결별했다.
설기현은 포항 구단을 통해 "유럽 무대에서 체득한 선진 축구로 고국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포항의 선전에 매력을 느꼈다"고 국내 프로축구에 데뷔하는 소감을 밝혔다.
올시즌 풀럼에서'벤치 워머'로 전락한 설기현은 마지막 월드컵의 꿈을 위해 K리그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설기현은 알힐랄에서 풀럼으로 복귀한 후 교체로 4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고 11월 이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설기현측은 풀럼으로부터 '전력 외'로 구분된 후 해외와 K리그 여러 팀을 상대로 이적 가능성을 타진해왔는데 월드컵 출전과 해외 리그 재도전을 목표로 포항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설기현은 소속팀에서는 벤치에 머물렀지만 최근 대표팀에서는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어 왔다. 지난해 9월 호주전(3-1)에 교체 출전, 쐐기골을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0-1)까지 꾸준히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다.
설기현의 K리그 복귀는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 공격수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설기현은 두 차례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고 중앙 스트라이커와 양 측면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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