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낙동강 '웰빙라이프'
2011년 8월초 대구 달성군 화원유원지.
주말을 맞은 30대 회사원 김낙동씨가 수상스키를 타고 멋지게 물살을 가른다.
6월 중순 4대강살리기 공사가 끝나면서 7월말까지 장마가 퍼부었는데도 이곳 낙동강은 수상레저활동을 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고요하고 잔잔하다. 장마로 강물이 불어나 침수피해를 입던 몇년 전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얘기다.
강 주변 트레킹코스에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보름 앞두고 부쩍 늘어난 마라톤족들이 건각을 뽐내고 있고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한가롭다.
승마장과 수영장, 골프장, 수상보트 체험장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레저시설 곳곳마다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2012년이면 이곳에 15인승 수상비행기가 강을 끼고 창공을 날아다닌다는 계획이고 보면 수상레저의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야흐로 낙동강이 문화와 레저의 강으로 탈바꿈한다. 정부가 내년 장마가 닥치기 전까지 4대강 살리기공사를 끝내기로 하면서 낙동강시대가 1년반 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강을 따라 국민들의 생활도 바뀐다. 지난해 1만7,000달러 수준이던 1인당 국민소득이 2014년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면서 테니스에서 골프로 대변되는 레저문화의 축이 수상레포츠로 바뀔 전망이다.
강변에는 생태문화코스가 들어선다. 안동시 풍천면∼문경시 영순면을 잇는 35㎞ 구간에는 나룻배가 뜨고 예천군에 건립될 낙동강문화원에는 생태공원과 나루터, 친수마을, 주막이 들어서 막걸리 한 사발에 강문화를 물씬 느낀다.
낙동강과 한강 등 4대강변을 잇는 자전거길도 완공되면서 주말마다 강변을 수놓는 은륜의 행렬도 장관을 이룬다. '4대강 종단 뚜르 드 코리아'에는 외국인의 참가 열기도 하늘을 찌른다.
강바람을 맞으면서 수백 ㎞를 주파하는 동안 수상보트와 경주도 하고 명품보도 보면서 묵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떨쳐버린다.
온 몸에 맺힌 땀방울도 맑은 강물에 한 차례 미역을 감는 것으로 해결된다. 페놀사태의 악몽이 남아있는 낙동강은 인근에 공업단지가 밀집, 어느 강보다 오염사고가 많았지만 완충저류시설이 하류지역에 만들어지면서 수질이 대폭 개선되기 때문이다.
해마다 봄 가뭄과 여름 홍수를 겪어온 낙동강 인근 주민들도 더 이상 아쉽거나 두려운 강이 아니다. 장마철 빗줄기가 굵어지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지만 4대강 공사는 이 모든 걱정을 날려버렸다.
낙동강은 또 물길따라 유교와 신라, 가야 등 3대 문화권의 숨결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역사탐방 명소로도 새단장된다. 역사의 터전 위에 테마 중심의 생태마을 등이 들어서면 국내 관광지도도 대폭 바뀐다.
탈춤페스티벌이 열리는 경북 안동과 도요 예술공동체가 건립되는 경남 김해 등 특성화된 관광자원이 개발되면, 매년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외치면서도 600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국내 관광산업이 탄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 세계의 많은 도시들도 수변공간을 문화적으로 재생,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런던의 템즈, 파리의 센, 빈의 다뉴브 강 등 유럽의 선진도시들도 모두 물길을 따라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했다.
유럽 두번째 강인 다뉴브강도 오스트리아, 독일, 헝가리 등 10개국을 가로지르면서 도시 특성과 조화된 강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1,300리 낙동강이 굽이굽이 독특한 문화지도를 그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전준호 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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