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도 'G2'(미국, 중국)의 위력이 확인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 미국 증시의 입김만이 아니라 중국 증시의 입김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 이제는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의 흐름을 예측할 때 중국 증시 변수까지 반드시 감안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17일 우리투자증권이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2004년까지는 국내 증시에선 미국의 영향이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미국보다는 약하긴 하지만 중국 증시와의 동조 현상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조사에 따르면, 3개국 증시의 일간지수(미국은 직전 거래일 마감지수)의 상관관계를 월간, 연간 평균으로 구해본 결과 재작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 대한 미국 증시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면서 작년 S&P500과의 상관관계는 0.74까지 올라가는 등 꾸준히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왔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으로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냈고 -1에 가까워질수록 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의미이다.
중국 증시와의 관계는 2004년을 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코스피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의 상관관계는 -0.16~0.17. 주가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상관관계가 0.2를 넘어선 데 이어 2007년에는 0.48까지 치솟았다.
특히 올 들어선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보다는 중국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미국 증시와의 상관관계는 0.03에 그친 반면, 중국 증시와는 0.46이나 됐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가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지만, 중국의 영향력도 점점 강해지고 있어 중국 변수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며 "특히 올해는 미국과 중국이 시간차를 두고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국내 증시가 해외 발 변수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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