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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아픔 보듬자" 네티즌 'IT 기부'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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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아픔 보듬자" 네티즌 'IT 기부' 봇물

입력
2010.01.1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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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모은 240개의 콩(개당 100원의 사이버머니)을 모두 기부합니다." "단돈 500원이지만 아이티 국민이 희망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후원하는 아이가 무사한지 걱정이에요."

17일 각종 인터넷 기부 관련 사이트에 네티즌들이 쏟아내고 있는 위로와 응원의 댓글들이다.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의 아이티 모금 청원란에는 이날까지 기부 서명과 함께 6,000여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에도 기부 방법을 묻고, 이를 설명해주는 네티즌들의 글이 물결친다.

최악의 지진 참사를 겪고 있는 아이티 국민을 돕기 위한 기부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뜨겁게 일고 있다. 그 동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활성화한 온라인 소액기부가 국제적인 온정의 손길로 이어지며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아이티 모금 운동이 '소액 기부 문화의 신기원'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단기간이지만 지금까지 모인 기부금의 증가세는 기록적이다. 12일 아이티 참사 후 국내 구호단체 대부분이 14일부터 모금 운동에 돌입했는데, 17일까지 불과 나흘간 모인 액수에 관계자들도 입이 벌어질 정도다.

굿네이버스의 경우 3억 2,000만원을 모았으며 이중 2억 5,000만원이 개인기부다. 이 단체 관계자는 "2004년 동남아 쓰나미 때는 넉 달간 모은 금액이 2억원 정도였다"며 "예상을 넘는 뜨거운 반응이다"라고 말했다.

10만 달러를 목표로 14일 저녁부터 모금을 시작한 월드비전은 단 하루 만인 15일 1억 6,000만원을 모아 목표치를 50만 달러로 급히 올렸다. 네이버의 모금사이트인 '해피빈'도 14일 아이티 강진 모금함을 6개 설치했다가 17일 오후 현재 16개로 늘렸으며 나흘간 1억원 가량을 모았다.

기부금의 폭발적 증가세는 우선 손쉽고 다양해진 기부수단 덕택이다. 각종 포털의 기부사이트에선 휴대폰 소액결제, 인터넷 계좌이체뿐만 아니라 '콩', '도토리' 등의 사이버머니를 통한 기부도 활발하다.

안방에서 클릭 한두 번으로 기부할 수 있게 되면서 개미들의 '십시일반'이 실질적인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모금운동 배너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기부도 가능하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휴대폰 문자메시지(#9595)로 후원금을 받고, 인터넷 포털 다음은 모금 배너를 개인이 카페나 블로그 등에 부착할 경우 건당 1,000원을 대신 기부해준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회원들에게 지로 용지를 발송해 모금했던 2004년 쓰나미 때와 비교해도 격세지감이 든다"고 말했다.

해외 아동과 직접 결연을 맺는 방식의 후원 문화가 확산된 것도 아이티 기부 열풍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국제아동구호기구인 컴패션을 통해 아이티 아동을 1대 1로 후원해온 사람들은 차인표 신애라 부부, 주영훈 이윤미 부부 등 유명 연예인을 포함해 모두 2,200여명에 달한다.

아이티 아이들이 식량난으로 진흙으로 만든 쿠키를 먹는 실상이 전해지면서 후원자가 크게 늘었다. 후원 아동을 직접 만나거나 사진 등을 통해서 스킨십을 강화해온 이들에게 이번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아이티 아동 미르카이(9)를 후원해온 김모(29)씨는 "만나거나 가본 적은 없어도 매달 편지와 사진으로 아이를 만났다"며 "갑작스런 지진 소식에 마음이 찢어질 듯 너무 아프고, 아이가 무사한지 걱정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컴패션 관계자는 "'우리 애 괜찮냐', '생사라도 알고 싶다'며 아이티 아동을 걱정하는 후원자들의 전화가 하루에만 200통 이상 걸려온다"고 말했다.

아이티 기부 열풍을 주도하는 주축은 아무래도 인터넷 문화에 익숙한 2030세대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게 기부는 엄숙한 결단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라, 보람차면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상적 문화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김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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