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되기를 선택한 귀화인이 부쩍 늘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귀화한 외국인은 2만5,044명이다. 정부수립 이후 가장 많았다. 출신국도 49개국이나 된다. 우리도 이제 피부색과 인종이 다른 국민 8만여 명과 더불어 사는 나라가 됐다.
귀화인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제결혼이다. 국내 여성과 결혼하기 어려운 남성, 특히 농촌 총각들이 동남아 국가에서 신부감을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귀화한 외국인의 78%, 1만9,512명이 여성이다. 그 대부분인 1만7,141명이 한국인과의 결혼에 의한 귀화이며, 중국 베트남 필리핀 출신이 96%를 차지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냥 한국이 좋아, 한국인으로 살고 싶어 귀화한 외국인도 지난해 59명이 다. 스포츠와 연예 분야에 집중되기는 하지만 과감하게 미국 국적을 버리고 한국에서 선수활동을 하는 혼혈인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결혼이나 취업으로 한국에 살면서 국적취득 자격을 얻기를 기다리는 외국인이 10만 명이 넘는다. 이들도 머지않아 한국 국민이 될 것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귀화의 조건과 절차, 귀화인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2007년 일부 개정된 국적법은 귀화의 요건을 더욱 완화해 한국 국민으로 살고 싶은 사람은 가능하면 국민으로 받아주고 있다. 어떤 차별도 하지 않는다. 능력만 있으면 독일 출신의 이참 씨처럼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될 수 있다. 세금도 내고 국방의 의무도 기꺼이 다해야 한다.
문제는 아직도 귀화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떳떳한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힘들게 하는 국민 의식과 태도이다. 다민족, 다문화사회에 더불어 살자고 외치면서도 여전히 귀화인과 심지어 그 자녀까지 이방인 취급을 한다. 국방부가 다문화가정 출신의 동반입대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귀화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살기 좋은 나라란 얘기도 된다. 외국인들이 보기에도 정말 살기 좋은 나라가 되려면 경제력만으로 부족하다. 우리 국민의 눈과 마음이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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