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철 서울 강남ㆍ목동 등 인기학군에서 시작된 학군발(發) 전세한파가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협했던 전세대란이 올해 또다시 재연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 상승세를 보인 강남권 전셋값이 새해 들어서도 꾸준히 오르며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M아파트 113㎡는 2006년 최고 전세가(4억2,000만원)를 훌쩍 넘긴 4억8,000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한달 전(4억5,000만원)에 비해 무려 3,000만원이나 오른 가격.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전세가도 불과 한 달 만에 10%나 오를 정도로 강세다. 전용 60㎡ 짜리는 지난해 말에 비해 2,000만원 이상 오른 3억3,000만~3억4,000만원에 전세가 나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4억원에 거래되던 전용 85㎡ 물건들도 지금은 4억3,000만~4억4000만원은 줘야 한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이 같은 전세대란 조짐 이유에 대해 "▦신규 주택공급 부족 ▦대출규제 강화와 보금자리주택 청약을 위해 주택구매를 미룬 세입자 증가 ▦고교선택제 축소 시행으로 커진 인기학군 쏠림 현상 등이 빚어낸 결과"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학군발 전세난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물론, 강세가 한동안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실제로 강남의 전세가 급등세는 인근 잠실권으로 옮겨 붙었고, 잠실에서 집구하기가 어려워진 세입자들은 인접한 강동구와 광진구 일대로 대거 이동하며 이들 지역의 전세가를 끌어올렸다.
잠실J공인 관계자는 "강남 대치ㆍ도곡동 지역 전셋값이 크게 뛴 뒤로 강남에서 전세를 얻지 못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잠실과 송파 일대를 대체지로 선택하는 편"이라며 "또 잠실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은 지역적으로 가까우면서도 가격이 조금 낮은 광진구와 강동구 일대로 옮겨가는 도미노식 연쇄 이동으로 가격도 초강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진구 자양동의 E아파트 112㎡는 한달 전에 비해 무려 5,000만원이나 오른 3억5,000만원에 최근 전세가 나갔고, 인근 W아파트와 광장동 H아파트도 대부분 지난 달에 비해 면적별로 2,000만~3,000만원씩 전세호가가 뛰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당장 올해 서울에서만 재개발ㆍ뉴타운사업 등으로 6만 가구가 멸실되는데 입주는 3만5,000여가구 뿐"이라며 "최근 전세불안은 강남학군에서 시작돼 주변으로 번졌지만 앞으로는 재개발ㆍ뉴타운 사업이 몰린 강북권에서 촉발ㆍ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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