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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수 400만' 시대에 재계의 어깨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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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수 400만' 시대에 재계의 어깨 무겁다

입력
2010.01.1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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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대차 SK LG 등 30대 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규모인 87조원을 투자하고 8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한'투자 및 고용확대 간담회'에서 다짐한 것이니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이 대통령이 "올해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대기업이 앞장서 투자와 고용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 고맙다"고 인사한 뜻도 각별하다. 앞서 전경련은 연간 40만 명씩 향후 8년 동안 3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고용창출위원회'를 구성하는 야심 찬 계획도 내놓았다.

30대 그룹의 지난해 투자와 고용은 전년보다 각각 8.6%와 13.9% 감소했다. 올해 이를 지난해보다 16.3%와 8.7% 늘리기로 한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사회적 핵심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ㆍ구직단념자ㆍ주당 18시간 미만 근로자 등을 포함한 사실상 '백수'군(群)이 지난 해 처음으로 400만 명을 넘은 만큼 재계도 비상한 노력을 쏟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대기업들이 매년 초 대통령이 참석하는 모임에서 거창한 투자ㆍ고용 계획과 중소기업 상생방안을 발표하고도 갖가지 구실로 약속을 어기는 것을 종종 지켜봤다. 사상 최악의 고용 빙하기가 예상되는 올해는 대통령이 매월 고용전략회의를 주재하며 노동ㆍ교육ㆍ산업ㆍ복지 등 전분야를 망라한 구조적 일자리 해법을 챙긴다고 하니 사정이 좀 다르겠지만, 지금껏 대기업들이 보여온 행태에 비춰 선뜻 믿음이 가지 않는다.

개별 그룹과 계열사의 고용 증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용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고 내수부문의 활력을 키우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더욱 고착되는 지금 일자리 문제의 출구는 1차적으로 대ㆍ중소기업이 이루는 생태계가 얼마나 건강한가에 달려있다.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부의 재정여력이 부족한 올해는 대기업이 고용을 이끌어야 한다. 대기업의 횡포를 비난하는 중소기업의 호소가 도처에서 들리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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