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과 기회가 동시에 있다."증권업계 전체로는 파이가 커지리라는 기대 속에 각각의 증권사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 돌입하리라는 전망이다.
본지가 17일 대신(노정남 사장) 삼성(박준현 사장) 대우(임기영 사장) 현대(최경수 사장) 미래에셋(최현만 부회장) 우리투자(황성호 사장ㆍ가나다순) 등 주요 6개 증권사 CEO에게 올해 증권업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설문 조사한 결과, CEO들은 대체로 작년보다는 올해 경영 성적에 큰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먼 산은 보여도 한 치 앞은 어두운 증시의 특성상, 출구전략 타이밍이나 경기회복 속도 등의 외부 변수에 대한 경계도 늦출 수 없는 형편이다.
경영지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 주가. CEO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지수 예상치는 최저선 1,410~1,650, 최고점 1,800~1,920대로이었다. 작년(992.69~1723.17)보다는 확실히 높은 셈.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CEO들 중에선 주가 2,000돌파를 예상한 경우가 단 1명도 없었다. 그만큼 신중하고 보수적이란 의미다.
시장에 대한 전망이 비교적 괜찮은 만큼, 업황전망도 긍정적이었다. 6명의 CEO중 4명은 작년보다 호전된 업황을 기대했다.
그런만큼 올해 각 증권사들은 공격적으로 외형확대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CEO들은 모두 영업수익이 작년보다 증가하리라고 전망했는데, 절반이 20~30% 확대를 예상했고 30%이상 늘 것으로 기대한 CEO도 1명 있었다. 영업이익도 비슷한 수준의 확대가 예상됐다.
증시 변수
올해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를 묻는 질문(자유응답)에는 CEO 6명 공히 재작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로부터 회복 여부를 꼽았다.
각국 정부의 출구전략 시행 여부(5명)와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3명)에 따라 국내 증시의 성쇠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2조원어치를 사들였던 '큰손'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외국인의 자금이 계속 국내 증시로 들어올지(3명)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지(3명) ▦환율은 어떻게 움직일지도 (3명)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분야나 해외시장 진출에 가속을 붙이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데, 올해는 더욱 절실해진 듯하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의 올 상반기 중 상장 추진으로 대목을 맞을 사상최대의 '기업공개(IPO)시장',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을 필두로 알짜 기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인 '인수합병(M&A)', 3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퇴직연금' 시장 등에서 증권사들의 격돌이 예상된다.
각각의 사안에 대해 2명씩의 CEO들이 올해 증권업계를 달굴 이슈로 뽑았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설립이 가능해진 기업인수특수목적회사(SPAC)에도 관심이 높다.
한 CEO는 "자본시장 성장이 지속되려면 증권사들이 과열 경쟁으로 부실화하지 않도록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자본시장법 취지를 살려 규제를 완화하고 국가차원의 해외 자본시장 진출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의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