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LG'를 위한 구본무 회장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년사를 통해 '변화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다시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상상력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정착시킬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사상 최대 투자 규모 계획 등을 내 놓는 등 다른 그룹보다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는 것도 이전과는 다른 행보다.
자산 기준으로 볼 때 재계 4위인 LG가 이제 '일등LG' 구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것이 재계 분석이다.
"자유롭게 상상하라"
구 회장은 14~15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이제 소수의 리더가 가진 능력만으로는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며 "변화 무쌍한 고객의 생각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이 고객가치에 몰입, 자유롭게 상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이를 통해 개개인의 서로 다른 상상력이 다양하게 발휘될 때 비로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특히 "이것이 바로 LG가 추구하는 '창의와 자율'"이라며 "'일등LG'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힘을 줬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신년사에서도 "변화의 주도를 위한 '창의와 자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시돼야 하고, 이를 살아 숨쉬게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공격적 투자 계획 발표
구 회장의'일등LG'론은 올해 공격적인 투자 계획에도 반영되어 있다. LG는 올해 투자액을 지난해에 비해 28% 늘어난 15조원으로 책정했다.
4대 그룹 중 삼성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이다. 올해 LG가 창출할 새 일자리는 현대ㆍ기아차나 SK보다 많은 1만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그는 또 15일 이명박 대통령과 30 대 그룹 회장단 간담회에서"상황에 따라 더 늘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 회장의 행보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자신감이 밑바탕이 되고 있다. 실제로 LG는 지난해 12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종전까지 사상 최대치인 2008년의 115조원보다 8.7%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도 2008년의 7조 1,000억원 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속에서 거둔 성과다.
각양각색의 리더십
이처럼 구 회장이 '일등LG'를 위해 발벗고 나서자 각 계열사 CEO들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전략회의에선 5명의 LG CEO가 '창의와 자율'의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특색있는 키워드를 제시, 관심을 끌었다.
먼저 남 용 LG전자 부회장은'일등LG'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전제로 '개방'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은 다양한 문화와 비즈니스 환경 등 다양성에 대한 개방성이 필수"라며 "특히 기술 컨버전스 및 혁신 가속화로 인해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만큼 개방적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몰입'을 제시했다. 구성원이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성공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 백우현 LG전자 기술최고책임자(CTO) 사장이 "한계를 뛰어넘어 도전적 기술 혁신을 달성하자"는 의미에서 '도전'을,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구성원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배려의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배려'를 강조했다.
또 통합 LG텔레콤의 정일재 퍼스널모바일(PM) 사업본부장 사장은 고객들과 호흡하며 문제를 해결하는'통찰력'을 제시, 눈길을 끌었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연초부터 '창의와 자율'의 조직 문화 정착을 강조하는 것은 미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주체는 결국'사람'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구 회장은 올해도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통해 진정한 고객가치 창출을 실현하는 데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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