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의 노사 협상이 다시 결렬되면서 각종 파업 관련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18일부터 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키로 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고, 회사측은 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노조측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17일 기아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사는 지난해 5월부터 계속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15일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로써 기아차는 임금협상을 해를 넘겨 8개월째 계속한 기록과, '20년 연속 파업'이라는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됐다. 또 회사측은 "이번 파업으로 사상 최대인 1조원대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11차례 파업으로 이미 4만8,000대의 생산차질과 8,6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며 "이번 파업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1조원을 넘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주 주야 2시간씩 벌여오던 공장별 순환파업의 수위를 높여 이번 주(18∼22일)에는 전 공장에서 주야 각 4∼6시간씩 파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기간이라도 사측이 현대차와 기본급 격차를 해소하는 신호봉표 수용 등을 담은 추가 제시안을 가지고 협의를 요청하면 교섭에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아차 노조는 이번 주 내내 파업을 강행하고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22일 다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 수위를 더욱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은 기아차 노조가 현대차와 동일한 대우를 요구하고, 사측은 이를 결코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
노조측은 현대차와의 차별철폐를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지난해 제시한 대로 성과급으로 기본급 300%와 일시금 460만원을 주겠다는 것외에 추가 제시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성과급 300%+200만원과 격려금 200만원에 무분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100만원+무상주 40주를 지급했다.
회사측은 "기아차 노조가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이 배가 넘는 현대차와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상태를 무시하는 상식 이하의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사측이 신호봉표 적용을 당초 인정했으나 협상과정에서 이를 뒤집으면서 교섭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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