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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CEO 3인의 2010 포부/ 백호처럼… 세계 철강 1인자 꿈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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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CEO 3인의 2010 포부/ 백호처럼… 세계 철강 1인자 꿈 달린다

입력
2010.01.1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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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만에 찾아온 백호(白虎)의 해. 철강업계 빅3 CEO들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생각하는 길이 각기 다르지만 '세계 철강 1인자'라는 최종 목표는 동일하다.

사람 좋아 보이는 푸근한 인상의 포스코 정준양 회장. 하지만 세계 1위에 오르기 위해 그가 선택한 길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다. 알려진 대로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조선해양이 그 대상이다.

광범위한 해외 네트워크와 해외자원 개발 능력을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세계 시장 전략에 있어 적임자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포스코가 올해 연간 700만톤까지 생산하게 될 선박 및 해양플랜트용 후판의 안정적 수요처가 될 수 있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지난해 초 정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M&A의 필요성을 언급했을 때는 부정적인 기류가 많았다"고 했다. 2분기에 적자를 걱정해야 할 만큼 철강산업이 고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위기를 극복할 때는 새로운 도약을 함께 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임원들을 적극 설득했다.

올해 포스코는 역대 최대인 9조3,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중 3조원의 용도는 '성장투자'다.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공격 경영에 적극 나설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신년 벽두에 일관제철소의 꿈을 이뤄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 그는 제철소 가동을 통해 소재에서부터 완성품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강판이나 조선용 후판 등 고급 철강재를 생산하고, 이를 현대차 등이 활용함으로써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제철만 놓고 보면 연간 8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최고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의지가 녹아 있다.

사실 정몽구 회장이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겠다며 2006년 당진공장에서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가졌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제철소 건설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이미 포스코의 독점체제가 견고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에 연연하지 않았다. 일주일에 2,3번씩 건설현장을 방문해 공사 일정을 진두지휘하면서 강행군을 이끌었다. 때로는 소극적인 임직원들에 대한 과감한 인사 이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선친인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절 이래 30여년간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업계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포스코 관계자)이라는 말이 나왔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은 지난해 11월 임직원들에게 "철강사업의 저성장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강사업의 수요 예측과 생산성 향상을 당부한 얘기지만, 사업 다각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장세주 회장이 사실상 대우건설 인수를 공식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철강협회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다. "제안이 올 경우 합리적 조건이라면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인수가격에 대한 생각과 현재 진행중인 남미지역 철강사업 등과의 시너지 효과까지 언급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현재 동국제강은 철강업 외에 물류와 IT 계열사가 있지만 비중이 작아 그룹 전체가 철강업황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쌍용건설 인수전 참여에 이어 대우건설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내부에선 "최종 목표는 철강왕국 실현"(동국제강 관계자)임을 강조한다. 그룹 전체의 힘을 키워 '철강 전문기업'의 성가를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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