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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무서운 17세' 박정환, 끝내기의 달인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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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무서운 17세' 박정환, 끝내기의 달인 잡았다

입력
2010.01.16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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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굴욕. '반집의 제왕' 이창호가 '17세 소년' 박정환에게 딱 반집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5기 원익배 십단전 결승 3번기에서 이창호는 첫 판을 이겨 순조로운 출발을 했으나 이후 두 판을 내리 져서 종합전적 1승2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이창호는 특히 1대1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벌어진 제3국에서 종반 무렵까지 거의 승리가 확실했으나 막판 끝내기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반집 역전패를 당해 한 때 '신산' 혹은 '끝내기의 달인'이라 불렸던 옛 명성을 무색케 했다.

한편 박정환은 작년말 제15기 천원전 결승 5번기에서 김지석을 3대0으로 누르고 타이틀을 획득한 데 이어, 이번 십단전까지 잇달아 2개 기전에서 우승,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박정환은 또 천원전 우승으로 4단에서 5단으로 승단한 데 이어 랭킹 3위인 십단전 우승으로 다시 2단이 올라 불과 한 달 사이에 7단이 됐다.

■ 박정환은 누구?

박정환은 1993년 1월11일생으로 열세살 때인 2006년 봄에 입단했다. 9살에 입단한 조훈현이나 11살에 입단한 이창호에 비하면 약간 늦었지만 최근 들어 입단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보면 매우 빠른 입단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프로기사 가운데 박정환보다 어린 사람은 김기원 초단(1993년 11월생) 한 명뿐이다. 그만큼 기재가 뛰어나다는 얘기다.

박정환이 공식적으로 첫 타이틀을 따낸 건 지난해 십단전으로 열여섯살 때다. 불멸의 천재 이창호(열네 살에 첫 우승)와 견주어도 큰 차이가 없다.

한데 비공식적으로는 박정환의 첫 우승 기록이 그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년에 이미 엠게임 마스터즈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다.

이 대회는 40세 이하 기사들만 참가한 제한기전이어서 공식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세돌 이창호만 빠졌을 뿐 박영훈 최철한을 비롯해 내로라 하는 젊은 기사들이 거의 다 출전했기 때문에 질적으로는 공식 기전 우승이나 다름 없다.

박정환이 당시 2단으로 입단한 지 불과 1년6개월만이었으니 이는 과거 서봉수가 입단 1년8개월만에 명인전에서 우승한 것보다도 빠르다.

또 이창호가 KBS바둑왕전에서 첫 우승한 게 입단 3년차였으니 박정환의 기재가 그에 못지 않음을 말해 준다. 그래서 박정환은 진작부터 바둑계에서 이창호 이세돌의 뒤를 이을 차세대 재목감으로 손꼽혔다.

돌이켜 보면 한국 바둑계는 대체로 10년 주기로 큰 인물이 태어났다. 조남철 김인 조훈현 유창혁에 이어 이창호와 이세돌이 거의 10년 차이고 이세돌과 박정환이 또 10년 터울이다. 2010년에는 박정환을 주목해 보자.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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