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으로 변한 아이티에서도 사랑은 기적을 만들고, 희망을 안고 새 생명도 태어났다.
해외 언론들은 아이티 참사 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쳐 아내를 구해낸 한 남성의 이야기도 있다.
MSNBC에 따르면 아이티의 시골 마을에 머물던 미국인 선교사 프랭크 토프씨는 12일 지진 소식을 듣자마자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머물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떠올렸다.
차로 8시간을 내달려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한 토프씨가 발견한 것은 완전히 무너져 내린 선교 사무소. 그는 맨손으로 정신 없이 건물 잔해를 헤집어 파낸 끝에, 드디어 한 손을 땅 위로 내뻗은 채 구조를 요청하는 아내를 발견했다. 아내는 다행히 큰 부상이 없어 이들 부부는 곧 미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한 고아원에서는 4m 높이의 콘크리트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음에도, 모든 어린이들이 아무 일도 없던 듯 살아남았다. 이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들 중에는 이 고아원에서 아이티 어린이 두 명을 입양키로 했던 미국인 켄드라 쉴렌베이커씨도 있었다.
페허 속에서도 새 생명은 태어났다. 14일 브라질 국영통신에 따르면 한 아이티 임산부가 지진 발생 2시간 뒤 브라질군 주둔 찰스기지 차고에서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여자 아이를 출산했다.
이 여성은 진통 도중 지진이 발생하자 필사적으로 직접 달려 군기지에 도착했다. 아이는 건강한 상태지만 현재 산모는 과도한 출혈로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아이티에 가족과 지인을 둔 이들은 이 같은 기적이 자신에게도 일어나기를 바라며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생사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CNN방송 등 언론사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이 생사확인을 돕기 위해 마련한 게시판에는 사진과 인적사항과 함께 목격자를 찾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와 실종자 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