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나 부토프스카야 지음ㆍ이경아 옮김/ 꼬마이실 발행ㆍ72쪽ㆍ9,800원
책의 부제는 '삶과 죽음'이다.
10~15세 독자를 겨냥한 책치고는 너무 어렵고 심각한 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인류학자인 지은이 마리나 부토프스카야는 "사람이 없다면 다른 학문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지구상의 다양한 민족과 나라의 출생, 성인식, 장례 등 통과의례와 관련된 풍습 및 사상을 흥미롭게 펼쳐놓는다.
제목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들'은 모성애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이자, 이 책 주인공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주인공은 러시아인 알랴와 파푸아뉴기니 출생의 미히. 이들은 각자의 문화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한다.
가령 미히가 "파푸아뉴기니 여자들은 금남 구역인 '여자의 집'에서 선 채로 아기를 낳는다"는 경험담을 말하면, 알랴는 병원에서 출산하는 현대 러시아 문화를 소개한다. 저자는 러시아도 쉬운 출산을 위해 주변의 매듭과 밧줄을 모두 푸는 미신적인 풍습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야기는 알랴의 양아버지가 알랴에게 "현대인이 보기에 말도 안 되는 문화라도 결코 야만적인 것이 아니야. 다른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야만적인 태도지!"라고 말하며 끝을 맺는다.
이 책이 포함된 시리즈 제목 '똘레랑스 프로젝트 1015'처럼, 똘레랑스(관용)를 일깨우는 것이다. 내용이 흥미진진한데다, 그것들을 단순 열거하지 않고 두 인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레 전달하기 때문에 읽기에 좋다. 여러 인종과 부족의 특성을 담은 삽화도 재미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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