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 극단 연극사회(대표 엄해용)가 향토 작가 김유정을 무대로 불러낸 '김유정 프로젝트'로 새해를 연다.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무지렁이들의 생활과 성정을 여과없이 재현하는 토속어의 향연이 압권이다.
막을 여는 작품 '금 따는 콩밭'은 척박한 밭을 파내 금광으로 만들어보려는 1930년대의 소작농 이야기다. '총각과 맹꽁이'는 장가 가고 싶어 안달 난 어리숙한 총각이 주인공이다. 장가 가려다 가진 돈 날리고 사람에 대한 불신만 쌓이게 되는 총각의 행실은 이 무대가 우리 시대와도 낯설지 않은 이유다. 원작 툭유의 토속미를 사실적으로 살리되, 무대 장치에는 상징성을 가미했다.
마임 축제로 연극팬들의 호응이 높은 춘천은 최근 토속적인 무대를 꾸준히 개발해 온 극단 연극사회의 개성적 활동 덕에 연극적으로도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연극사회는 "철원 태생의 이태준, 평창의 이효석과 함께 강원 출신으로 한국 문학에 독특한 향취를 제공한 춘천의 김유정의 작품은 토속어, 해학성이 가득한 연극의 보고"라며 "춘천은 물론 강원도의 대표적 브랜드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창단 26년이 된 이 극단은 2008년 김유정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금 따는 콩밭'을 초연하는 등 김유정을 연극적으로 부활시키는 일련의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양홍주 윤승균 등 출연. 변유정 연출의 '금 따는 콩밭'은 26~31일, 유연수 연출의 '총각과 맹꽁이'는 2월 2~7일, 봄내극장. (033)254-0941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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