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목동, 중계동 지역 학교 선호도가 특히 높았지만, 쏠림 현상은 심각하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2010학년도 서울 지역 고교선택제(1ㆍ2단계) 지원 경향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예상대로 진학율이 높은 학교가 몰려 있는 지역의 선호가 두드러졌으나, 어느 한 곳으로 몰리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강남ㆍ서초구 소재 고교가 있는 강남군의 선택 집중도는 4%로 1차 모의배정(2007년 12월)의 18%, 2차 모의배정(2009년 4월)의 11%에 비해 크게 완화했다.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의 강남권 고교 선택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결과에 대해 "거주지와 교통편을 고려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신중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 학생들이 통학거리가 1시간이 넘는 강남권 학교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을걸 거라는 얘기다.
하지만 2단계 배정 방식이 완전 추첨에서 '근거리 거주자 우선 배정 방식'으로 바뀐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 A고 관계자는 "근거리 우선 배정 적용으로 2단계에서 강남권 지원을 고려한 학생들이 대거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당초 고교선택제 1단계(20%)와 2단계(40%) 모두 완전추첨 방식으로 시행키로 했으나'집 근처 학교 대신 먼 지역 학교로 배정받을 수 없다'는 민원이 쇄도하자 2단계 배정 방식을 변경, 교통편과 거주지를 고려해 인근 학생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이때문에 '무늬만 선택제'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학교군별 경쟁률은 우려됐던 쏠림현상이 빚어지지 않았다. 진학율이 높거나 학원이 몰려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경쟁률이 골고루 높았다.(강남군 6.2대1, 북부군 5.5대1, 강서군 5.4대1, 성동군 4.9대1)
이와 달리 중부군(종로ㆍ용산ㆍ중구)은 2대 1, 남부군(구로ㆍ금천ㆍ영등포구)과 성북군(강북ㆍ성북구)은 모두 3.7대 1로 지원이 저조했다.
학교별 선호도는 치우침이 적었던 학교군별 경쟁률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편차가확연했다. 특히 17.1대 1의 경쟁률로 서울 지역 196개 고교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신도림고는 강남이 아닌 구로구 소재 학교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신도림고는 친환경 인증 시범학교로 생태학습장, 대학캠퍼스식 공원 운동장 등 최고 수준의 교육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선호도가 높은 학교가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긴 했지만 일반적인 선호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시설과 교통편이 좋은 학교들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도 7개나 됐다. 이 중 70%가 넘는 5개학교는 중부군(종로ㆍ용산ㆍ중구)에 몰려 있었다.
시교육청은 정원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선호도가 낮은 학교의 경우 자율학습실, 도서관 및 특별 교실 확충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우수교사를 배치하는 등 대책 마련을 검토중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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