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씽크빅의 2009년 단행본 분야 매출액이 600억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브랜드를 다양화하고 개별 브랜드에 대해 엄격한 경영성과를 묻는 임프린트 시스템을 본격 도입한 2007년 이후 3년째 국내 출판시장에서 매출규모 1위다. 웅진 측은 "임프린트 출판의 성공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올해는 매출액 800억원, 2012년까지는 1,000억원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단행본 출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3년 만에 무려 20여 개의 임프린트 회사를 만들고 그들의 경쟁을 유도해 매출액 1위를 기록한 웅진의 성공이 출판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분명하다. 출판의 자본집중화라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성공을 바라보는 출판계의 시선은 다소 복잡하다. "대자본을 지닌 출판사가 굳이 손대지 않아도 될 책에까지 뛰어들어, 번역서의 선인세만 높여놨다" "과도한 사람 빼가기로 꼭 필요한 책을 내는 출판사들에 타격을 입혔다"는 등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출판소식지 '기획회의' 263호에서 웅진의 성공을 거론하며 "10개 출판사가 도매상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현재의 구조가 머지않아 5개 출판사로 줄어들 수 있다"며 출판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출판시장 규모 세계 10위권인 한국 출판시장에 매출액 1,000억원대의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형 출판사가 이제 나와도 되지 않는가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블랙홀처럼 인력을 흡수하고 자본력이 약한 출판사들은 감당할 수 없는 물량 공세로 거둔 웅진의 성공은 다양성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출판계의 기본 구조를 위협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