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제·산업부는 국내 대기업 및 금융회사 CEO(77명)들이 바라본 '2010 경제전망' (한국일보 13일자 1·17면 참조)에 이어, 14일부터 각 산업별 전망을 연재한다. 9개 주요 산업마다 해당분야 CEO들이 금년도 업황과 쟁점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경영전략은 외형보다 내실 쪽이다. 그리고 올 최대변수는 M&A(인수합병)과 기업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13일 본지가 국민(강정원) 우리(이종휘) 신한(이백순) 하나(김정태) 기업(윤용로) 산업(민유성) 등 국내 주요 6개 은행장들을 대상으로 금년도 업종전망을 실시한 결과, 은행들은 올해 경영전략을 공격적 보다는 보수적으로 잡았으며, 은행판도를 흔들 최대이슈로는 M&A와 구조조정을 꼽았다.
실적전망
은행장들은 모두 올해 자산증가는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공격적 자산확대는 자제하겠다는 의미.
하지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순이익 증가율은 40%이상으로 높게 내다봤다. 특히 2명은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60%를 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자산은 늘리지 크게 않는 대신 이익을 도모하는, 즉 외형확대 보다는 실속경영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은행장들은 이런 순익목표달성을 위해선 순이자마진(NIMㆍ예금과 대출 금리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률)이 2.5%정도는 되야 한다고 전제했다.
지난해 3분기에 상당수 은행들은 NIM이 2.0%에도 미치지 못해 수익제고에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들이 NIM확대를 목표로 삼음에 따라, '낮은 예금금리-높은 대출금리'현상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영변수
올해 경영의 최대 변수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31.3%가'은행권 M&A로 인한 업계 지각 변동'을 꼽았다. 외환은행 매각과 우리은행 민영화의 향배에 따라 경영전략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것.
기업의 잠재부실과 구조조정(25.0%),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강화(25.0%)도 올해 경영에 주요 변수로 꼽혔다. 다만 우리경제의 최대 위험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가계부채증가'를 선택한 비율은 12.5%에 그쳐, 아직은 가계부채문제가 은행건전성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점분야
은행장들은 올해 경영에서 가장 역점으로 두는 분야(복수응답)로는'자산건전성 확보(33.5%)'를 우선 꼽았다. 또 25%는 '개인 고객확대'라고 답했다. 투자은행기능 강화, 해외진출, 비은행 부문 강화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런 분위기였다.
다음달 조달금리를 평균해 산정하는 새 기준금리 체계가 본격 시행되면 CD(양도성예금증서)연동 대출 비율을 대폭 줄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응답자의 절반이 올해 신규 대출에서 차지하는 CD연동 대출 비중을 지난해보다 40%이상 줄이겠다고 답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가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해 은행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고, 대출자들 입장에서도 금리 변동 리스크가 큰 만큼 올해부터 CD연동 대출은 과감하게 줄여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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