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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O 파견 이선희 소령이 전하는 현지 참상/ "여진 계속…건물 거의 다 붕괴 아이티주민 식수·식량 부족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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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O 파견 이선희 소령이 전하는 현지 참상/ "여진 계속…건물 거의 다 붕괴 아이티주민 식수·식량 부족 고통"

입력
2010.01.1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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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이 발생한 아이티에서 유엔평화유지군 소속으로 파견 근무 중인 이선희(43) 육군 소령이 14일 오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진 발생 당시 및 현재 상황을 상세히 전해 왔다.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곳곳에 피신 행렬이 목격되는 등 혼돈에 빠진 모습이다. 통신이 두절된 데다 도로 곳곳도 건물 잔해에 막히면서 차량 이동이 어려워 구호 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소령은 "지금 들고 있는 위성전화로만 유일하게 외부와 소통하고 있다. 지금까지 20회 정도 여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 통신까지 차단돼 있어 주민들이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발생 당시 근무 중이던 아이티 유엔안정화지원단 사무실(4층 건물)은 벽에 균열이 갔지만 다행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 소령은 지진 당일 도로나 이동 수단이 모두 차단돼 다음 날인 13일(현지 시간) 유엔 경찰의 호위를 받아 직접 현지 동포들의 안전을 확인했다. 이동 도중 목격한 광경은 처참했다.

대통령궁의 중앙 돔 부분이 무너져 내렸고 가장 큰 몬타로호텔도 붕괴했다. 도로 양쪽으로 많은 학생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행렬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차량들이 환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있었다. 2층 이상 건물은 전무 무너졌다고 할 정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첫날에는 부상자들이 도로에 그냥 방치돼 있어 마치 폭동이 일어난 이후의 모습 같았다고 했다.

아직까지 구조나 구호 작업은 원활치 않은 듯했다. 이 소령은 "비정부기구(NGO)들과 각국 지원팀이 속속 도착해 유엔평화유지군과 함께 구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는 식량, 특히 물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작은 가게는 문을 열었지만 인근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이 무너져 주민들이 식료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엔은 만약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치안 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지진 발생 순간에 대해 이 소령은 "이곳 시각으로 12일 오후 4시 55분께 지붕에 큰 돌덩어리가 우수수 떨어지는 것과 같은 굉음이 들리더니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며 "일하던 사무실의 냉ㆍ온수기와 책상까지 다 넘어질 정도로 진동이 컸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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