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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해외만 기웃기웃 하지마!

입력
2010.01.1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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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2009년 시설투자 규모는 5조6,300억원(본사 기준)이다. 이는 2008년 9조4,900억원에 비해 40.7%나 감소한 것. 삼성전자는 지난해 136조500억원이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정작 같은 기간 국내 설비투자는 대폭 줄어들었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철강업계의 국내 설비투자액이 6조9,0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조1,200억원과 비교하면 31.2%나 줄어드는 것. 더구나 2011년에는 이마저도 더 감소, 5조8,493억원에 머물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주요 대기업의 국내 설비 투자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 국내 설비 투자가 성숙 단계에 진입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며 해외 직접 투자를 확대하는 데에 따른 결과다.

이처럼 우리 대표 기업들의 사상 최대 실적이 정작 국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경기 양극화는 더욱 굳어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설비투자액은 2008년 4분기 이후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가 지난해 3분기까지 이어졌다.

특히 설비투자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국내기계수주의 경우 공공부문 전년동기대비 증감률이 지난해 1분기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민간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도 감소세가 이어지며 6분기 연속 마이너스대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이처럼 국내 설비투자액이 감소하는 것은 해외직접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란 보고서(설비투자 부진 요인 및 시사점)를 냈다.

실제로 자동차업종(트레일러 포함)의 경우 2004~2008년 해외직접투자가 연 평균 48% 증가한 데 비해 국내 설비투자는 연 평균 4% 성장에 머물렀다. 전자부품ㆍ컴퓨터 업종도 같은 기간 해외직접투자는 연 평균 43% 증가한 반면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7.8%에 불과했다. 해외직접투자의 증가가 국내설비투자의 정체 또는 하락을 유발한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LCD 사업부는 2011년 양산을 목표로 중국 쑤저우에 2조6,000억원을 투자, 7.5세대 LCD 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에선 올해 8세대 LCD 라인 증설 등에 5,000억원 정도 투자하겠다는 계획만이 나온 상태이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 중국 광저우에 2012년부터 가동할 8세대 LCD 생산라인 건립을 위해서 40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바 있다. 현대차도 올해 상반기에 브라질과 중국 제3공장을 착공한다.

설혹 국내 설비 투자가 이뤄진다 해도 대부분은 수입품이 그 자리를 차지, 대기업 투자가 국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 중 내수 부문과 수입 부문 사이의 관계를 지수화한 설비투자 수입대체도가 2002년에는 41.9였으나 지난해 3분기엔 110.4까지 커졌다. 국내설비투자에서 수입 부문의 비중이 2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이찬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수 활성화와 기업환경 개선 등을 통해 기업들이 해외보다 국내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며 "또 부품소재산업 육성으로 국내 설비 투자가 국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경련은 600대 기업의 올해 투자 및 고용 계획 등을 조사, 2월초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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