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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규모 7.0 강진 대참사/ 섬전체가 순식간에 '생지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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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규모 7.0 강진 대참사/ 섬전체가 순식간에 '생지옥'으로

입력
2010.01.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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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지진이 할퀴고 간 아이티 곳곳에선 매몰자들의 "살려달라"는 절규가 이어졌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무너진 건물 더미를 맨손으로 헤치며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바삐 움직였다.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 아이티에 갑작스런 재앙이 닥친 건 12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규모 7.0의 강진은 대통령궁을 비롯해 병원과 호텔 등 큰 건물들을 무너뜨리며 삶의 터전을 한 순간에 앗아갔다. 이번 지진은 170만 명이 밀집해 살고 있는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강타해 피해가 더 컸다.

수천 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매몰자가 많아 사망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현지에 있는 AP 통신원은 "거리는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고 식료품 등을 약탈하려는 사람들까지 겹쳐 아수라장"이라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부유층과 빈민층이 혼재한 산비탈의 건물과 가옥들이 풀썩 주저앉거나 계곡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등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고 보도했다. 건물 잔해와 먼지 때문에 도시는 어둠이 깔리기 전까지 뿌옇게 회색 빛으로 물들었고,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는 물론 전화 등 통신수단이 끊기고 위성 전화만 간간이 연결되는 상황이라 정확한 피해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구조작업도 지연돼 사람들이 손전등을 비추며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현지 주재 미 구호단체 '푸드 포 푸어(Food for the Poor)'의 라치마니 도메산트는 "포르토프랭스가 밤이 되면서 암흑천지로 바뀌었다"며 "사람들이 거리를 뛰어다니며 울부짖고 있다"고 전했다.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던 사람들은 광장에 모여 들어 함께 밤을 지샜다. AP 통신은 수 천명의 사람들이 함께 흐느끼거나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고 현지의 참혹한 실상을 전했다.

포르토프랭스의 5층짜리 대형 병원건물이 붕괴되는 등 의료기관들도 타격을 입어 부상자를 제대로 치료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부상자들은 무너진 건물더미 사이에서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하고 있지만 이들을 구조할 마땅한 장비조차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밤이 깊어지면서 건물 잔해에서 나오는 부상자들의 신음 소리가 공포로 변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아이티에 20개국 7,000여명의 경찰과 군대를 주둔시키며 현지 치안과 안보를 지원하는 유엔도 큰 피해를 입었다. 포르토프랭스에 위치한 유엔사무소 건물이 붕괴됐고, 현지 주재 유엔 직원들 상당수도 행방불명 됐다.

아이티의 이번 피해에 미국이 가장 먼저 구호 계획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긴급지원을 약속한데 이어 우선 72명으로 구성된 구호팀을 급파했다. 프랑스와 캐나다 등 선진국들과, 콜롬비아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도 지원 팀과 구호물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맹률이 전체 인구의 45%에 이르는 데다, 독재 등에 따른 정국 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이티는 인구 900만 명 중 약 70%가 하루 2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는 서반구 최빈국이다.

이번 지진은 아이티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쿠바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도 감지돼 시민들이 대피 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태평양 쓰나미센터는 아이티뿐 아니라 쿠바와 바하마, 도미니카공화국 등 인근 카리브 해 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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