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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우린 웃어요" 백화점·온라인쇼핑·제약 매출↑…내수 살리기 효자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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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우린 웃어요" 백화점·온라인쇼핑·제약 매출↑…내수 살리기 효자노릇

입력
2010.01.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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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14층 전력부하제어실. 전력수요가 6,885만㎾를기록, 12일 기존 최고치인 6,856만㎾를 하루 만에 경신하자 직원들 얼굴이 하얘졌다.

공급 예비율은 아직 7.1% 정도 남아있었지만 12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국민 호소를 한 뒤 전력수요가 다소 떨어질 것이란 예상과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 한전은 이날 부사장 주재로 비상수급 대책 상황실을 운영키로 하는 등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 씨, 비키 등의 브랜드를 가진 의류업체 신원은 최근 롱패딩 점퍼에 대한 재주문에 들어갔다. 강추위로 겨울옷이 뒤늦게 인기를 끌면서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판매된 것.

노길주 신원 이사대우는 "의류업계에선 12월 겨울 성수기를 지나 1월 중순이면 할인에 돌입하는 것이 상례"라며 "그러나 올해는 강추위로 세일은커녕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말했다. 신원의 1월 매출은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늘었다.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경제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가뜩이나 힘든 전통시장에는 강추위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지만 인터넷쇼핑몰 및 케이블TV의 홈쇼핑은 늘어나는 주문량을 감당해내지 못할 지경이다. 의류업계도 강추위가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고, 감기 환자가 늘면서 제약업계도 콧노래다.

폭설에 이은 강추위로 때 아닌 된서리를 맞은 곳은 자동차업계다. 쏘나타, K7, 뉴SM5 등 신차를 내놓은 업체들은 강추위로 일선 대리점을 찾는 고객들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전전긍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엔 신차를 직접 보려 오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추위가 계속 이어지며 요즘에는 전화 문의만 온다"며 "노후차 세금 감면이 종료된 데 이어 한파가 이어지며 1월 판매량이 급감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계도 강추위의 여파를 피해갈 순 없다. 가장 울상인 곳은 손해보험업계.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수입 보험료 대비 지출 보험금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에 폭설이 내린 4일에는 각 손보사의 업무가 마비됐을 정도다. 지난해 한달 평균 긴급출동 요청이 5만여 건이던 한 온라인 자동차보험사에는 이날 하루에만 1만 여건의 신청이 쇄도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70%가 손익분기점인 손보사 평균 손해율이 12월 82.8%까지 치솟았다"며 "최근 강추위가 각사의 경영 전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통시장도 강추위가 한스럽다. 신근식 성남중앙시장상인회 부회장은 "이번 한파로 재래시장 상인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대략 30% 가량 매출이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통업계에선 오히려 강추위가 내수를 살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2~12일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3%나 늘었다. 특히 이 기간 중 모피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3%나 많이 판매됐다.

장갑, 모자, 머플러, 레깅스 등 방한 소품의 매출은 30.8%, 부츠는 49%나 증가했다. 10여년전 유행했던 양털 무스탕이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신세계백화점도 이 기간 모피 매출이 104.7%나 급등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업계도 강추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옥션에서는 3~12일 생필품과 가공식품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패딩 점퍼 등을 취급하는 의류업체들도 호황이다. 일부 브랜드가 내 놓은 10만원 미만의 상품은 이미 품절됐다. 이에 따라 봄 상품 준비에 분주해야 할 유통가는 여전히 겨울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내에서도 제동력이 뛰어난 사륜 구동차와 부동액, 타이어, 에어필터, 브레이크 등 차량 정비와 관련된 부품의 수요는 증가했다.

제약업계도 특수를 누리는 편이다. 한파로 감기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 광동제약 관계자는 "갑자기 닥친 한파로 감기 등을 앓는 환자들도 증가, 관련 의약품 판매가 소폭 상승했다"며 "쌍화탕류의 12월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0.5%, 정제(알약) 감기약은 14% 정도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김용식·송태희·박상준 ·김소연·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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