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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대참사/ '얕은 지진'이 참사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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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강진 대참사/ '얕은 지진'이 참사 키웠다

입력
2010.01.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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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진도 7의 지진규모는 강진이기는 하지만 사망자가 수백~수천명을 넘긴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아이티 지진의 경우, 사망자 수가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끔찍한 결과로 이어졌다. 지진 위력이 핵폭탄 몇 개에 맞먹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진이 최초 발생한 땅 속 진원(震源)이 겨우 지표에서 10㎞에 불과한 ‘얕은 지진’이었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보통 땅속 50~60㎞ 지점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데 이번에는 사실상 지표 바로 밑에서 지진이 발생해 위력이 지상으로 그대로 전달됐다.

더구나 진앙(진원 바로 위 지표면)은 아이티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겨우 15㎞떨어진 지점이었다. 얕은 지진의 여파가 바로 인구 밀집지역을 엄습한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 곳은 카리브판과 북아메리카판이라는 두 대륙판이 만나 부딪힌 뒤 동서로 밀어내는 경계이며, 엔리킬로 플랜틴 가든 단층에 해당하는 곳이다. 1860년, 1770년, 1761년, 1751년, 1684년, 1673년, 1618년에도 강진이 발생했었다.

부실하게 설계된 아이티의 건축물들도 피해를 증가시켰다. 포르토프랭스에는 지진에 대비해 설계된 건축물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진건축연구소(EERI)의 파르자드 나에임 이사장은 “피해 현장의 사진을 검토한 결과 대형 건물 대다수가 붕괴에 약한 비연성 콘크리트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선진국들의 경우 건물을 지을 때 지진에 대비해 부러지지 않고 옷걸이처럼 휠 수 있도록 연성으로 건축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 아이티의 건물들은 그렇게 지어지지 못했고 지진에 속절없이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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