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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게 들어 본 2010 산업 전망] <2>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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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게 들어 본 2010 산업 전망] <2> 보험

입력
2010.01.1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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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보험 진출로 경쟁구도 재편될 것" 긴장

"길은 평탄해 보이지만 곳곳이 지뢰밭이다." 최근 국내 한 대형 보험사 사장은 올해 보험업의 영업환경을 이렇게 빗대 표현했다.

실제 주요 보험사 CEO들은 올해 전반적인 경영지표는 작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생명보험사 상장, 농협보험 진출, 퇴직연금 경쟁, 신성장동력 부재 등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다양한 변수들을 주시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본지는 삼성생명(이수창), 대한생명(신은철), 교보생명(신용길), 삼성화재(지대섭), 동부화재(김순환), 현대해상(이철영), LIG손보(김우진) 등 국내 주요 7개 보험사 CEO에게 금년도 보험업종 전망을 물었다.

대다수 CEO들은 올 영업환경(71.4%)과 순이익(85.7%), 건전성(85.7%)을 작년보다 '다소 나아질 것'으로 답해 희망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작년보다 영업환경이 다소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CEO는 1명 뿐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훨씬 커졌다. 올 보험업종 최대 이슈를 묻는 질문에 CEO들은 다양한 우려를 쏟아냈다. 복수응답을 받은 결과, 올해 삼성ㆍ대한ㆍ미래에셋생명 등이 잇따라 준비중인 '생보사 상장'이 전체의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ㆍ손보업계 모두가 고민중인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과 지난해 농협법 개정안 준비 과정에서 특혜 논란을 빚은 '농협보험 출현에 따른 영업환경 변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각각 20%씩을 차지했다. 4가지 이슈 모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대 변수로 인식하는 셈이다.

분야별로는 농협보험 진출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지난해 국무회의를 통과한 농협법 개정안은 새로 출범하는 농협 금융지주사에 농협보험을 계열사로 신설해 향후 5년간 '방카슈랑스 룰'(은행이 보험상품 판매시 특정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게 하는 것) 등 다른 보험사들에게 적용되는 규제를 유예해 주기로 했다.

CEO들의 85.7%가 농협보험 진출이 정부안대로 현실화될 경우,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답했으며 구체적으로 "보험산업 전반의 경쟁구도를 재편할 것" "자동차보험 시장판도도 바꿀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반면 CEO들은 생보사 상장을 올해 주요 이슈로 꼽으면서도 보험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71.4%가 '약간의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다른 이슈에 비해 생보사 상장은 업계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는 CEO들이 많았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유력시된다. 개정안이 담고 있는 큰 변화는 ▦보험사들의 지급결제 기능 허용 ▦보험판매전문회사(GA) 제도 도입 ▦각종 소비자보호 조치 강화 등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 가능성도 있지만 CEO들은 이 가운데 GA제도 도입(85.7%)을 가장 영업환경에 큰 영향력을 끼칠 사안으로 답했다. GA제도가 도입되면 각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ㆍ선별해 파는 판매채널이 급성장하면서, 설계사 위주의 기존 보험사별 판매 관행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손해율이 치솟는데도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에 막혀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는 자동차 보험료처럼 보험권은 올해 내내 규제와 제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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