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나섰다. 11~13일 사흘 동안 공장 별로 돌아가며 2시간씩 생산라인을 멈추는 부분파업을 벌여 '20년 연속 파업'기록을 세웠다. 본교섭이 결렬되자 기아차 노조는 14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전면파업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해를 넘기면서까지 8개월째 기아차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현대차와 똑같은 성과급(기본급의 300%, 일시금 500만원, 무상주 40주)을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측의 최종 제시안인 '기본급의 300%, 일시금 460만원'의 성과급을 거부하고 있다. 1인당 매출이 현대차와 비슷하니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아차가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전년보다 9.6%나 증가한 153만4,994대 판매를 기록한 데는 근로자들의 공도 있는 만큼 일정 부분 성과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아차 노조의 요구는 떼쓰기에 가깝다. 조합원 4만5,000명인 현대차의 경영실적은 3만5,000명인 기아차에 비해 두 배나 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15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단 하루도 파업으로 공장이 멈춘 일이 없다. 무상주 40주와 100만원은 이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해 11차례 200시간 파업과 잔업 거부로 8,6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 이번 부분파업으로도 벌써 5,000대 생산 차질과 800억원의 손실이 생겼다. 그런데도 현대차처럼 무분규 보상까지 하라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억지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노사가 자발적으로 고용 유지나 임금 동결, 무파업 등을 약속한 양보교섭이 3,722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32배나 급증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도 1.7%였다. 노동현장은 이처럼 달라졌고, 갈수록 치열한 글로벌경쟁은 자동차 산업의 끝없는 연구개발과 노사 화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기아차 노조가 공장 증축공사를 막고, 파업을 강행하려는 것은 스스로 발등을 찍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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