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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키워드로 보기] 공인구 자블라니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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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키워드로 보기] 공인구 자블라니 논쟁

입력
2010.01.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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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와 관련한 이야기로 장안이 떠들썩하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마구'로 불리는 자블라니에 쩔쩔매고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자블라니를 사용한 첫 경기였던 9일(이하 남아공) 잠비아전에서 졸전 끝에 2-4로 패한 데 이어 13일에는 남아공 프로팀 플래티넘 스타스와 득점 없이 비기는 망신을 당했다.

고지대 적응 실패와 함께 자블라니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이 졸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며 세간의 관심은 월드컵 공인구에 쏠리고 있다. 스포츠용품 전문업체인 아디다스가 독점 공급하고 있는 월드컵 공인구는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후 대회마다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며 빼놓을 수 없는 '월드컵 뉴스 메이커'가 됐다.

마구,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자블라니의 '선조'들도 마구(魔球)로 불렸다. 강력한 반발력과 회전력의 퀘스트라는1994년 미국대회에서 '골 잔치'가 벌어진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월드컵의 경기당 평균 골은 2.71로 1990년 이탈리아 대회보다 0.5골이나 높아졌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사용된 피버노바도 첫 선을 보였을 때 무성한 화제를 뿌렸다. 당시 터키를 이끌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후 "선수들이 피버노바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고 했을 정도다. 2006년 독일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는 '축구공이 야구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 대표팀은 대회 전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겠다"는 불평을 하기도 했다.

이전에는 어려움 없었나

한일월드컵과 독일월드컵에서 대표팀 주무를 맡았던 김대업 대한축구협회 과장은 새로운 공에 낯설어하는 것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김 과장은 "피버노바와 팀가이스트 때도 익숙해지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자블라니의 경우도 몇 경기 치르면 완벽히 적응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자블라니가 피버노바, 팀가이스트와 달리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대표팀 경기 결과와 관련이 있다. 피버노바를 사용한 첫 경기였던 2001년 12월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히딩크호'는 1-0으로 승리했다. 팀가이스트가 실전에 처음 등장했던 2006년 2월 크로아티아전에서는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반면 '허정무호'는 잠비아에 2-4로 완패했고, 남아공 프로팀과 무승부에 그쳤다.'새로운 공인구 적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블라니 공포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허정무호'의 승전보 뿐이다.

자블라니 무엇이 달라졌나

남아공 전지훈련을 치르고 있는 '태극 전사'들은 자블라니의 특성으로'낙하지점 포착이 어렵다'는 것을 첫 손에 꼽았다. 이전 공과 달리 3차원으로 설계돼 완벽한 구형을 갖췄다는 차이점이 이런 특징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평면 가죽을 이어 붙인 종전의 공인구와 달리 자블라니는 곡선 구조의 가죽 8면을 연결시킨 3D 패널방식으로 제작됐다.

'공이 쭉 뻗어간다'는 불평은 표면의 홈과 미세돌기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블라니는 표면의 공기 홈이 저항을 최소화시켜 공이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제작됐다. 또 미세돌기구조는 접착력과 그립을 높여 정확한 킥을 했을 때 위력을 배가시킨다.

일각에서 '자블라니에 대한 선수들의 적응도를 높이도록 프로축구에서도 사용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이뤄질 수 없다. 프로축구 공인구 공급사가 아디다스가 아닌 탓이다. 2002년 당시에는 아디다스가 컵대회의 스폰서를 맡고 있어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의 합의로 컵대회에서 피버노바가 사용된 바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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