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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세종시 한랭 '전선'/ 박근혜 "제왕적이란 얘기 100번이라도 듣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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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세종시 한랭 '전선'/ 박근혜 "제왕적이란 얘기 100번이라도 듣겠다"

입력
2010.01.1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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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2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바꿀 뜻이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 입장은 분명히 밝혔고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입장 변경 불가 입장을 확고히 함에 따라 여권 주류가 주도하는 세종시 수정 추진 입법 절차에 친박계가 협조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충청권 여론이 바뀔 경우 입장을 바꿀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도 "(정부가) 하도 저를 설득하겠다고 하니까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키라'고 한 것인데 말뜻을 못 알아 듣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박 전 대표가 지난해 10월 말 "내가 아니라 국민과 충청도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밝힌 것 때문에 "여론이 바뀌면 박 전 대표도 물러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던 터였다. 박 전 대표는 현재로선 여론 등을 의식해 타협할 뜻이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은 셈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여권 핵심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당시 약속할 때는 얼마나 절박했느냐"고 말했다. 2007년 대선 때 '세종시 원안 추진'을 약속한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통령과 만날 계획에 대해선 "달라질 게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또 자신이 제왕적이라는 친이계의 비판에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자는 것을 제왕적이라고 한다면 그런 얘기를 백 번이라도 듣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버스 운전사(정부)가 낭떠러지를 본 뒤 승객들(국민)에게 물어보고 더 좋은 길(세종시 수정안)로 가려는 것"이라는 전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의 발언을 직접 거론하며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버스 기사만 낭떠러지를 봤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친박계는 급속도로 응집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친이계가 숫자가 많으니 수정안을 당론으로 결정해도 나는 반대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혔다. 현기환 의원은 "원안을 백지화하는 것은 국민에게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행위"라고 말한 뒤 "새해 벽두부터 홍위병이 생각난다"며 박 전 대표를 비난하는 친이계를 겨냥했다.

최문선 기자

사진=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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