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 ‘아바타’가 각종 흥행기록을 갈아 치우며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가 백인 영웅이 미개한 원주민을 구한다는 식의 인종주의를 퍼뜨리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판도라라는 행성에 도착한 백인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값비싼 광물을 얻기 위해 자신의 정신과 연결된 아바타를 통해 판도라 원주민 나비족으로 변신해 그들 속으로 침투한다. 하지만 나비족의 자연친화적 문화에 감화된 주인공은 결국 푸른색 피부를 지닌 나비족의 편에 서서 지구인과 맞선다는 줄거리다.
비판자들은 이 영화가 ‘백인이 아닌 종족은 백인 메시아를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지적한다. 개봉 당시부터 불거졌던 인종주의 논란은 신문기사뿐 아니라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번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아바타가 백인은 합리적이고 진보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반면 식민지 사람들은 미개하고 영적이라는 인종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메이카와 중국계의 혼혈인 여배우 로빈 리도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화나게 한다”며 “인디언 여성이 백인 남성을 야성의 세계로 이끌어 부족을 구원하는 영화 ‘포카혼타스’와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영화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즉각 A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반박하고 나섰다. 캐머런 감독은 “영화의 진짜 주제는 마음을 열고 다른 이들을 보라는 것”이라며 오히려 인종적 편견을 반성하게 하는 영화라고 해명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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