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는 물론 K7까지 긴장할 듯싶다. 지난 8일 뉴SM5 RE모델을 타보고 내린 결론이다. 코스는 제주 해안도로와 서귀포시내, 대정읍내 도로 150㎞. 고속화도로는 물론 시내도로, 한라산길 곡선 주로까지 적절히 섞여 있어 시승 코스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우선 뉴SM5의 외양부터 보자. 전면부는 두 개 라인을 횡으로 연결, 부드럽고도 안정감을 주는 모습이다. 살짝 치켜 뜬 헤드램프는 BMW를 연상시킨다. 뒷부분은 전면 라인보다 강해 상당히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문을 열어 봤다. 조금 가볍다. 묵직하면서도 가볍게 여닫히는 문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탓에 조금 아쉬웠다.
실내는 감탄을 자아낸다. 웰빙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긴 선전문구가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었다. 뒷좌석은 자녀 2명이 아니라 3명도 충분히 태울 만큼 넉넉했다.
뉴SM3가 뒷좌석을 넓혀 인기를 끈 것을 의식한 듯하다. 대형차에서나 볼 수 있는 마사지 시트, 뒷좌석 독립 에어컨 그리고 공기청정기까지. 보스의 오디오 시스템도 만족할 만하다. 내비게이션은 조금 작은 듯하지만 안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 오히려 절제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시동버튼을 눌렀다. 특별한 소리를 느끼지 못했는데 시동이 들어와있을 정도로 조용하다. 달리자 핸들링과 코너링이 놀랍다. 4,000만~5,000만원대 수입차 이상의 수준급 성능이다. 안정감을 준다. 며칠전 내린 눈이 녹아 젖어 있는 도로에서 확인한 제동력도 일품. 시속 140㎞ 정도까지 주행능력은 탁월하다.
아쉬운 점은 없을까? 출발시 저속 가속에서는 소음이 난다. 무단변속기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무단변속기는 가속시 우상향 계단식 그래프 형태의 자동변속이 아니라 우상향 곡선 그래프식 그래프로 변속을 하기 때문에 충격이 없고 3%정도 연료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운전자 습관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추월시 힘도 부족해 보인다. 택시기사에게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측 관계자는 “불필요한 힘 경쟁보다는 실용적인 힘을 추구한 결과”라며 “스포티한 운전자보다는 가족을 태운 30대 후반~40대 초반 운전자를 주요 타깃으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뉴SM5는 너무나 쏘나타와 대비되는 차다. 100만~200만원 낮은 가격과 디자인 그리고 실용적인 성능까지. 쏘나타가 현대차의 미국 전략형 차라면, 르노삼성의 뉴SM5는 철저하게 한국 전략형 차다. 따라서 10년 넘게 국내 중형시장을 놓고 펼쳐지는 대결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쏘나타는 물론 K7도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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