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ㆍ28)가 마라톤 출사표에 앞서, 3,000m를 먼저 '찍고'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1만m 금메달리스트 베켈레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지난해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 5,000m와 1만m를 동시석권, 2관왕에 올라 전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 시켰다. '단거리 황제' 100m 세계기록보유자 우사인 볼트(자메이카ㆍ24)와 함께 육상계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베켈레의 남은 목표는 올림픽 마라톤 챔피언.
현재 남자 마라톤 세계 최고기록은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ㆍ37)가 세운 2시간3분59초. 게브르셀라시에는 아테네올림픽 1만m에서 자국 후배 베켈레가 1위로 골인할 때 5위에 그쳐,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베켈레가 만약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인간기관차' 에밀 자토펙(체코)에 이어 두 번째로 5,000m, 1만m, 마라톤 3종목을 석권하게 된다.
베켈레는 이를 위해 스피드 보강차원에서 오는 20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국제실내육상그랑프리 대회 3,000m에 출전한다. 5,000m와 1만m 세계기록 보유자 베켈레는 자신이 세운 5차례의 세계기록 중 이 대회에서만 3차례를 쏟아낼 정도로 버밍엄 그랑프리대회와 인연이 깊다.
베켈레는 "5년 전 이곳에서 5,000m와 2,000m, 2마일 부문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했다"며 "그런 까닭에 이곳에서 편하고 즐겁게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베켈레는 이어 "3,000m에서 자신의 4번째 세계기록을 작성하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3,000m 실외 세계기록은 다니엘 코멘(케냐ㆍ34)이 1996년 세운 7분20초67이다. 베켈레는 몇 차례 이 부문에 도전했지만 7분25초79로 코멘에 5초 이상 뒤쳐져 있다. 베켈레의 실내기록은 이보다 5초 더 뒤진 7분30초51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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