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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계 이사람] <8·끝> 국악인 강권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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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문화계 이사람] <8·끝> 국악인 강권순

입력
2010.01.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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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강권순(42)씨는 단아한 정가의 세계에서 둥지를 틀어, 격렬한 충돌의 세계에서 노닌다. 2004년 정통 가곡집을 냈던 그는 최근에는 창작 가곡집을 발표했다. 즉물적 한과 신명의 세계가 아닌, 유장하고 단아한 선비들의 풍류인 가곡을 본령으로 하는 그의 행로는 격렬하다. 실험의 기치를 내린 적 없다. 작가 이외수씨가 타이틀 글자를 써 준 최근 앨범 '첫마음'(C&L뮤직 발행)은 그 일부일 뿐이다. 이제 불가의 제례 음악인 범패에까지 들어간 그의 끝이 쉬 보이지 않는다. 살아 있는 전통이란 어떤 것인가.

_ '첫마음'은 정통 가곡을 기본으로 한 '천뢰(天瀨)'를 낸 지 6년 만의 창작 가곡집인데.

"김소월에서 박노해, 최영미씨 등 한국 시인들의 운문 14편에 작곡가 김대성씨가 곡을 붙여 만들었다. 피아노와 거문고만의 반주로 이뤄진 작품이다. 2007년 김씨에게 위촉해 나온 곡들이다. 당시만 해도 국악에 가사 붙인다는 것은 생소했지만, 보통 사람들도 가곡을 부를 수 있게 하고 싶었다.

_ 새 시도는.

"범패다. 지난해 7월부터 서울 성북구 자인사 주지 동희 스님한테서 범패 중 '초할향'에 쓰이는 대목을 배웠다. 악보도 기본 음정도 없는 완전 구전 음악이다. 스님 말씀이, 남들은 5년 걸리는 걸 한 달 만에 뗐다 하신다."

_ 왜 범패인가.

" 범패는 판소리, 정가와 함께 한국의 3대 성악곡을 이룬다. 그러나 사회의 무관심으로 종교적 의례음악으로만 치부될 뿐, 홍보는 물론 보존의 대상도 아니다. 1984년 동희 스님이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한 공연을 보고 숨이 멎었다."

_어떻게 배우나.

"학습 체계가 전무하다. 듣고만 배운다. 빽빽한 한문 옆에 한글로 음훈 단 것이 텍스트의 전부다. 한 번 불러주고 '오늘은 여기까지니, 어디 불러보라'는 것이 가르침의 전부다. 그러나 가곡을 배우면서 그런 식의 공부법은 이력이 났다. 자꾸 부르다 보면 '의자현(意自顯)'이다. 활동 중인 국악인 중 범패에 관심 있는 사람이 없으니 전공자는 나 혼자뿐인 셈이다. 반야심경 합창으로 만들고, 굿도 훌륭히 무대화하는데 범패는 왜 안 되나 하는 오기도 있다."

_ 불교 신자인가.

"무교다. 2007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인도 지사로 발령 난 남편을 따라 현지에서 산 것이 생생한 인도 음악에 접한 결정적 계기였다. 무대와 객석 간에 예술적으로, 종교적으로 깊은 유대를 갖는 라가(인도의 전통 노래 양식) 공연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 후 나는 관객들의 눈을 다 쳐다보게 됐다. 대부분의 솔로이스트들은 실수에 대한 강박 관념이 갈수록 커져 객석을 두려워하는 법이다."

_ 미국 투어를 구상 중이라고 들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허윤정(거문고), 민영치(타악, 대금)씨 등과의 '토리 앙상블'로 투어 공연을 생각중이다. 2008년 미국 콘서트 리뷰 기사에서 나의 투어를 요청한 워싱턴포스트에 대한 답이다. 연세대 작곡과 이찬해 교수가 오케스트라를 위한 편곡 작업중이다.

_ 앞으로의 계획은.

"후학 양성을 꼭 하고 싶다. 나는 실험의 기한을 향후 3~4년으로 본다. 나이 50이 넘으면 정가만 하고 살 생각이다. 정통과 변혁의 연결고리 세대로 충실하고 싶을 뿐이다. 지난 해 서양 성악가 2명, 작곡가와 나를 포함한 동서양 음악가들 모여 '카파뮤지카'를 창단했다. 가곡의 오케스트라화를 올해 주력 사업으로 잡았다. 가곡과 현대음악의 협연이 11월로 예정돼 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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