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아프간 새 전략에 대한 동맹국의 호응은…
점점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주요국 대표들이 이달 28일 영국 런던에 모인다. 아프가니스탄 국제회의(이하 런던회의)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소속으로 아프간에 파병한 43개국 대표들이 참석한다. 이른바 '아프간 출구전략'이 논의될 런던회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함께 주최한다.
이 회의 최대 목표는 아프간 전쟁의 로드맵을 새롭게 짜는 것이다. 3만명 추가 파병을 통해 무장세력의 준동을 조기제압하고 단계적으로 철군한다는 계획을 밝힌 미국에 과연 동맹국들이 얼마나 보조를 맞출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런던회의에선 나토 회원국들의 추가 파병 규모가 상세히 공개될 예정이다. 일단 미국이 대규모전력을 집중해 알 카에다를 근절하겠다고 밝힌 만큼,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들도 이에 발맞춘 파병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미 각국의 증파 약속을 받았다"며 "회원국들의 결속을 다지는 차원에서 2010년까지 7,000명의 병력을 새로 파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라스무센 사무총장의 기대만큼 회원국들이 추가병력을 내놓을지는 확실치 않다. 미국의 추가 파병 요청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8일 국방 관련 신년 연설에서 "아직은 파병군을 철군시킬 만큼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추가 파병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4,400여명을 아프간에 주둔시키고 있는 독일에선 종교단체, 야당 등을 중심으로 조기 철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런던회의 이후에 추가파병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지키고 있다.
추가 파병 규모와 함께 런던회의에서 논의될 주요한 의제는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이 자체 치안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집권 2기에 들어간 카르자이 대통령이 아직도 새 내각을 임명하지 못하는 등 아프간 정부의 통치력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또 고질병인 부정부패척결 작업도 전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아프간 정부에 치안유지권한을 넘기는 것을 논의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참전국가들이 런던회의를 소집했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이 여전히 부패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전망이 어둡다"고 보도했다. 카불대학의 스타니크자이 교수도 AFP통신에 "카르자이 내각 후보 대부분이 의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은 런던회의의 리더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브라운 영국총리의 요청에 따라 런던회의에선 알 카에다와 맞서는 예멘 정부를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책이 함께 논의된다. 28일 런던에 모이는 서방의 대표들은 아프간 전쟁과 테러 대응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떠맡고 있는 셈이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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