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생각하는 2010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요소는 '경기 불확실성'과 '환율'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매출과 이익이 개선되고 투자 역시 좀 늘겠지만 고용은 작년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밝혀, 올해도 일자리 사정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12일 한국일보 경제ㆍ산업부가 국내 대기업 및 금융회사들의 CEO 77명을 대상으로 2010년 경제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CEO들은 올해 전반적인 경기 상황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2009년보다 약간 나아질 것이다'는 답변이 84.2%를 차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더블 딥(경기 회복 도중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가능성에 대해선 '별로 없다'는 의견이 55.3%로 우세하게 나타났다.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4%대를 예상하는 답변(57.9%)이 많았다. 하지만 정부 전망대로 5%대에 이를 것이란 답은 2.6%에 불과, 경제를 보는 정부와 민간의 온도차를 드러냈다.
올해 국내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복수 응답)엔 ▦39.5%가 '전반적인 경기 불확실성' ▦38.2%가 '환율과 국제 유가 및 원자재가 불안'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돌발 변수(21.1%)를 걱정하는 CEO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환율 전망과 관련, 1,100원대를 전망한 경우가 51.3%, 1,000원대가 47.4%로 원화강세를 점치는 CEO가 대부분이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복수 응답)는 '기업투자 확대 여건 마련'이라는 지적(55.3%)이 많았다. 일자리 창출과 민간소비 진작이란 답도 각각 39.5%씩을 차지했다. 신성장동력 발굴(25.0%), 적극적인 규제완화(15.8%), 수출진작(11.8%), 부동산 시장 안정(7.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금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해선 61%가 모두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 업황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도 늘어날 것이란 대답이 80%를 웃돌았다. 하지만 고용사정은 54%가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답해, 올해도 '고용없는 성장'기조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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