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시ㆍ도지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세종시 문제에 대해 "피해의식을 갖지 말고 자신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협조를 당부했다.
시ㆍ도지사들은 주요 기업 및 시설들이 세종시로 집중되는 '블랙홀'현상을 우려하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들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세종시 입주 기업에 땅을 지나치게 싼값에 공급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기반조성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기 들어가는 비용을 기업이 다 들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해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걱정하는 것처럼 세종시 때문에 다른 지역이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갈 곳이 정해져 있는 곳은 세종시에 들어갈 수 없고, 다른 기업을 더 유치할 땅도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시도지사들이 너무 수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준비하는 정부가 불필요하게 사업을 중복시키겠느냐"고 반문했다.
간담회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 2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시ㆍ도지사들의 건의가 이어졌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충북의 제조업 중 80.5%가 신성장동력산업에 집중돼 있어 몇 개 부분에서 세종시와 겹친다"면서 "앞으로 양쪽의 불가피한 경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성효 대전시장도 "세종시로 인해 대전이 축소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세종시로 다 가져가는 게 아닌가 하는 주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말했고, 박광태 광주시장은 "광주전남이 광산업을 특화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세종시 유치 사업과 중복되는 게 많다"고 걱정했다.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사퇴에 따라 이날 모임에 참석한 이인화 충남 행정부지사는 "정부 입장을 이해하고 평가하면서 여러 대기업을 유치해달라는 도 입장을 발표했더니 정치적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수도분할이란 망국적 포퓰리즘을 막는 큰 결단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도지사 간담회에는 시ㆍ도지사 15명이 참석했으며 박준영 전남지사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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